경찰 "중수청 결국 검사 영향력 아래"…정부 입법안에 우려

사회

뉴스1,

2026년 2월 03일, 오후 03:00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전경

경찰이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입법예고안에 대해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제도 취지와 달리 중수청이 다시 검사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권칠승 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중수법 입법예고안 검토의견'에 따르면 경찰은 "검사가 중수청의 수사개시·진행을 사실상 주도할 수 있는 구조"라며 법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에 따라 현재의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하는 것임에도 결국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 수사를 좌우하게 되면서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현재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중대범죄수사청은 중대범죄 혐의를 인지해 수사를 개시할 경우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 KICS)을 통해 피의자 범죄사실 요지 수사개시 경위 수사경과 등을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또 검사는 중수청이 송치한 사건과 관련해 다른 범죄사실을 수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입건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사는 킥스를 이용해 중수청의 수사개시 여부 및 경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협의요청권과 각종 통제장치에 더해 수사를 주도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찰은 "(검찰이) 초기부터 수사 방향을 설정하거나 필요한 경우 별건 입건 요청도 가능하다"라며 이러한 구조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수사 과정의 오류를 기소 단계에서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억울한 국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법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은 검사가 KICS를 통해 중수청의 수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수사의 밀행성이 약화되고 수사 기밀이 외부로 유출될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찰청은 중수청의 직무 범위가 '9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 전반과 관련 범죄까지 포괄하도록 설계돼 현행 검찰 직접수사 범위보다 대폭 확대되고 경찰과 수사 범외가 겹치게 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한정된 수사력이 분산돼 부패·경제범죄 등 핵심 중대범죄 대응력이 약화될 수 있고, 사건 관할이 불명확해지면서 국민 혼란과 수사기관 간 이첩과 재이첩이 반복되는 이른바 '핑퐁' 현상이 구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중 경찰은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선거·마약 범죄의 경우 현장 수사가 핵심인 만큼 일부 지방 거점에만 설치되는 중수청이 수사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짚었다. 또 사이버범죄의 경우에도 개념이 모호해 중수청의 직무범위가 무한히 확장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특히 선거 범죄와 관련해서는 "선거관리의 주무 부처 장관인 행안부 장관이 선거범죄 수사까지 지휘한다면 선거의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입법예고안에 중수청에 대한 행안부 장관의 지휘권이 포함된 점을 의식한 언급이다.

이 외에도 경찰은 다른 수사기관이 중수청 관할 여부를 일일이 판단해 통보해야 하는 구조가 과도한 행정력 낭비와 절차상 위법 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우선적 수사권과 임의적 이첩권이 결합될 경우 사건 선별 과정에서 수개월의 수사 지연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우선적 수사권을 부여하기보다 사건 경합 시 영장을 먼저 신청한 기관에 우선권을 인정하는 것이 국민 권익 보호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potgus@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