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권유받자 여직원 불붙여 살해…“내 험담했지?” [그해 오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4일, 오전 12:0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10년 전인 2016년 2월 4일. 함께 일하던 여직원을 불붙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당시 62세) A씨가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사건은 2014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이때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 관리업체에서 근무해왔다.

사진=MBN 캡처
그런데 A씨는 같은 업체에서 경리를 담당했던 여직원 B씨가 관리소장의 지시를 받아 자신을 감시하고, 자신의 동태를 관리소장에게 보고한다고 생각했다. 또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B씨가 자신에게 말을 함부로 하고 지시한다는 데에 불만을 품었다.

그러던 중 A씨는 2014년 12월 관리소장으로부터 ‘근무태도 불성실, 다른 직원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사직을 권유받았다. 이에 응하지 않고 계속 근무를 이어간 A씨는 2015년 7월에 결국 계약연장을 거부당했다.

A씨는 계약연장이 되지 않은 이유를 두고 B씨가 관리소장에게 자신의 근무태도에 대해 평소 좋지 않게 이야기해 왔던 것이 원인이라 생각했다.

분노한 A씨는 2015년 7월 24일 오전 9시 55분께 B씨가 일하고 있던 관리사무소로 찾아갔다. 그리고는 바가지에 들어 있던 시너를 B씨에 뿌리고 불을 붙여 잔인하게 살해했다.

현장에서 붙잡힌 A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가 관리소장에게 자신의 근무태도에 대해 안 좋게 말해 불만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2016년 1월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검찰은 “피고인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의 존엄성을 침해했다. 사회로부터 격리가 필요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다만 A씨는 최종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극단적이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는 노력없이 피해자를 향해 무분별한 분노를 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소 불만이 있었다는 사소한 이유만으로 범행을 저질러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며 “생명의 침해는 어던 방법으로도 완전한 피해 회복이 불가능한 중대범죄이고 유족들이 회복하기 어려운 충격과 고통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도 1심의 판단을 인정하면서 “이씨는 끔찍한 범행동기를 피해자의 험담·고자질로 재계약이 거절돼 직장을 잃게 된 분노 등으로 돌리는데, 원심이 밝혔듯 피해자가 그런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령 이씨 주장이 인정된다 가정하더라도 그런 사정을 들어 범행을 정당화시키거나 양형의 감경사유로 삼기 어렵다”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