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설탕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영국에서 판매되는 청량음료의 89%는 설탕부담금 부과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특히 과세 대상이던 음료의 65%가 성분 조정을 통해 비과세 기준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정부는 아동 비만 증가와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설탕 규제 정책 도입을 추진했다. 당시 영국은 4~5세 아동의 약 10%, 10~11세 아동의 약 20%가 비만 상태였으며, 저소득층 아동 비만율은 고소득층보다 2~3배 높은 수준이었다.
비만 관련 질환 치료 비용도 증가했다. 영국 국가회계감사원에 따르면 비만 관련 질환 치료에 매년 약 51억 파운드(약 10조 원)의 국민보건서비스(NHS)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설탕부담금의 핵심은 세금 부과 자체보다 기업의 성분 재조정을 유도하는 정책 설계에 있다. 정부는 2016년 제도 시행을 예고하면서 2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고, 설탕 함량에 따라 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계단식 과세 체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100ml당 설탕 함량이 5g 이상이면 세금을 부과하고 5g 미만이면 면제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설탕 함량을 낮추도록 유도했다.
설탕부담금은 건강 지표 개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케임브리지대 연구에 따르면 제도 시행 19개월 이후 초등학교 6학년 여아 비만율이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설탕부담금 도입 이후 18세 미만 아동의 충치로 인한 발치 입원 건수가 12%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영유아와 초등 저학년에서 감소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영국 정부는 설탕부담금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8년부터는 과세 기준을 기존 100ml당 설탕 5g에서 4.5g으로 강화하고, 밀크셰이크 등 가당 유음료도 과세 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다.
설탕부담금으로 확보된 재원은 학생 체육시설 개선과 건강한 급식 프로그램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는 설탕부담금이 단순한 세수 확보 정책이 아니라 공중보건 정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건강문화사업단은 “영국 사례가 설탕 규제가 소비자 부담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기업과 시장 구조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임을 보여준다”며 “국내에서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당류 저감 정책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