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현직 '퇴직금 더달라' 줄소송 조짐…재계 긴장감 ↑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5일, 오후 05:07

[이데일리 남궁민관 최오현 기자] 삼성전자(005930) 목표달성장려금(TAI)가 평균임금에 해당해 퇴직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들의 관련 소송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SK하이닉스(000660), HD현대중공업(329180) 등 삼성전자와 유사한 임금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이 적잖은 만큼 재계 전반 긴장감 또한 높아지는 모양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사진=뉴시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에이프로는 삼성전자 퇴직자 22명을 대리해 지난 4일 삼성전자에 ‘경영성과급 포함 퇴직금 재산정 및 미지급금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지난달 29일 TAI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데 따른 첫 공동소송이다.

해당 대법원 판결은 TAI는 물론 초과이익성과급(OPI) 등 매년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평균임금에 해당해 퇴직금에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로 에이프로가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을 대리해 제기한 소송에 대한 것이다.

대법원은 “OPI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도 “TAI는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으로서 지급기준인 평가 항목의 기능과 목적, 내용, 평가 방식 등을 고려하면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계속적이며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확정적 임금’의 성격이 강하고, 그 기준 역시 근로의 양과 질에 비례해 산정된다는 점에서 TAI의 임금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첫 공동소송이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퇴직금 재산정 및 미지급금 청구 관련 삼성전자 퇴직자들의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박창한 에이프로 대표변호사는 “삼성전자 관련 추가 소송과 다른 회사 관련 소송 건도 준비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삼성전자 현직 임직원들의 소송도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2만 2000여명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지난 4일 공지를 통해 법무법인 강남 등과 함께 전·현직 임직원들을 대리한 소송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삼노측은 “조합 법률 자문 법무법인 강남과 검토한 결과 TAI를 지급받은 전·현직 근로자 중 임금채권 소멸시효 3년이 완성되지 않은 ‘3년 이내 퇴사자’ 및 ‘DB에서 DC로 전환한 자’는 소송을 통해 퇴직금 재산정 및 차액 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단체소송(공공소송)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송 참여를 원하시는 비조합원 직원들도 조합비를 내지 않으셔도 비권리조합원으로 홈페이지 가입만을 통해 함께 소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소송과는 별개로 대법원 판례를 현장에 적용하도록 사측에게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강남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측에 제시한 퇴직금 재산정 및 미지급금 청구 관련 소송 제안 내용.(자료=강남)
이와 관련 박종인 강남 변호사는 “이미 상당수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들로부터 수임료 등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TAI의 임금성 자체는 다시 다툴 여지가 크지 않아 승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제기할 소송은 조합원 개개인의 구체적인 미지급액을 산정하는 절차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긴장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 HD현대중공업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TAI와 유사한 형태의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인 만큼, 이를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다시 산정해달라는 요구가 더욱 거세질 수 있어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가령 SK하이닉스는 노사 합의로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한편 상한선마저 없앴다”며 “삼성전자 판례가 SK하이닉스에도 적용될 경우 임직원들의 퇴직금 마련 부담은 매우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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