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 포식하는데” 햄스터 강제합사, 학대한 남성…22마리 격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6일, 오후 07:01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햄스터를 강제 합사하고 잔혹하게 학대한 뒤 온라인 공간에 관련 게시물을 올린 남성의 주거지에서 피해 동물 22마리가 발견돼 격리됐다.

A씨의 강제 합사로 인해 동족 포식이 일어난 모습. 해당 사진은 A씨가 네이버 카페에 올린 것으로 A씨는 "정글리안이 한곳만 물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6일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3일 울주경찰서와 울주군청의 협조를 통해 A씨가 기르던 피학대동물 22마리를 긴급 격리했으며, 현재 단체에서 보호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A씨 사건은 성동경찰서에 고발장이 접수됐지만 그의 소재지 파악 이후 울주경찰서로 이관됐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3일 울주경찰서, 울주군청과 함께 A씨의 거주지에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는데 그가 기르던 동물 22마리는 피학대 동물로 판단돼 격리 조치됐다.

이 과정에서 A씨가 기르던 피그미다람쥐나 몽골리안 저빌, 펫테일 저빌 등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보관 신고가 필요한 지정 관리 대상 동물이었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글리안 햄스터의 골반이 골절된 흔적.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 측은 “동물들을 병원으로 옮겨 검진한 결과 예상보다 상태가 더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부분의 개체가 장기적인 스트레스와 영양 부족으로 인해 간·폐·신장 등 주요 장기에 내과 질환을 앓고 있었고 수의사 소견서에 ‘기력 저하와 운동 장애 때문에 스스로 먹지 못해 3일 안에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기재된 개체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귀가 찢어지는 등 다수의 개체에서 교상 흔적이 관찰됐으며 일부 개체는 장기간 반복된 타박상으로 인해 골절 및 재골절이 의심되는 정황까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12월 제보 접수 이후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A씨는 오히려 햄스터를 청소기로 빨아들이거나 통에 넣고 흔드는 등 학대 수위를 높였으며 ‘나는 무섭지 않다’는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골든햄스터의 귀가 몇 차례 물어뜯겨 패인 모습.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A씨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햄스터, 기니피그, 피그미다람쥐 등 소동물을 학대하고 그 장면을 촬영해 온라인 공간에 올린 등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게시물에서 합사 중인 햄스터가 피그미다람쥐를 괴롭힐 때마다 두 개체를 목욕시키고 딱밤을 때려 기절하게 했다고 적기도 했다. 통상 햄스터는 고막 손상 등 위험이 있어 물이 아닌 모래 목욕을 하도록 반려인들에게 권장된다.

A씨는 해당 게시물에서 개체가 “죽을 뻔했다”며 “기절할 때마다 피그미(다람쥐) 옆에 두고 (정글리안 햄스터가) 피그미(다람쥐) 괴롭히면 또 치고 기절시키고 반복했다. 동물 학대고 나발이고 그렇게 살 거면 죽을 거라는 걸 정글리안 햄스터의 뇌 속에 인식시켰다”고 했다.

또 A씨는 온라인 공간에 올린 글에서 햄스터와 피그미다람쥐를 합사했고 “정글리안 햄스터를 본능 개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그미다람쥐와 정글리안 햄스터를 소동물 샴푸를 이용해 따뜻한 물에 같이 목욕시켰다. 10회 넘었고 가끔 몸에 냄새 심하면 지금도 둘이 잡아서 목욕시킨다. 이젠 익숙해졌는지 발악도 안 한다.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산다는 걸 본능적으로 일깨웠다”고 주장했다.

햄스터는 동족 포식 습성(카니발리즘)을 지녀 합사할 경우 서로 공격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는데 A씨는 이 사실을 알고도 여러 개체를 좁은 우리에 함께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노주희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이번 사건이) 동물 판매의 구조적 문제와 동물학대 방지 제도의 허점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라며 “마트 등에서 물건처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소동물 유통 구조가 동물을 학대에 무방비로 노출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학대동물을 격리하더라도 보호비용을 납부하면 학대자에게 반환하도록 한 현행법은 학대 재발을 막기 어렵다”며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동물학대자 사육 금지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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