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처분 사건도 재수사…실효성 의문
8일 법조계에 따르면 2차 특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이 결론을 내리지 못했거나 무혐의로 종결한 의혹들을 재조사할 예정이다.
수사 대상은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노상원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수첩 내용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22대 국회의원 선거 및 2022년 재보궐선거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의 구명 로비 의혹 등 총 17개다.
법조계에서는 대규모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진행했던 수사를 재개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NLL 위협 비행 의혹은 내란 특검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사안이다. 비상계엄 명분용 특수요원 북파 기획 의혹, 국군방첩사령부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도 내란 특검이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했던 내용인만큼 중복 수사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3대 특검에 합류했던 한 변호사는 “수사 대상으로 열거한 혐의 대부분을 3대 특검이 이미 광범위하게 조사했던 사안들”이라며 “새롭게 밝혀낼 부분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미 대규모 특검팀이 한 차례 조사한 사안을 다시 수사하는 데 우수한 수사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실질적 성과보다는 형식적 조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복 수사 논란에 대해 권 특검은 지난 6일 출근길에 “기존 수사를 단순히 따라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평가해서 수사할 것”이라며 “중복이라는 지적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3대 특검이 출범 이후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국민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내란·계엄에 가담한 행위에 대해 철저한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엄정한 법 적용을 통해 죄가 있다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대 특검이 남긴 의혹을 수사할 ‘2차 종합특검’으로 임명된 권창영 변호사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 주요 관련자 소환 조사 계획에 대해 권 특검은 “수사에 성역은 없고 법 앞에 모두 평등하다”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범죄 혐의가 있다면 누구든 소환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수사 인력 공백 문제도 제기된다. 2차 종합특검은 지난 3대 특검에서 다루지 못한 의혹을 중심으로 최장 170일간 수사할 수 있다. 인원은 특검과 특검보 5명, 파견검사 15명, 특별수사관 100명, 파견공무원 130명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3대 특검 중 최대 규모였던 내란특검(267명)과 유사한 수준이다.
문제는 현재 3대 특검이 재판 대응을 위해 여전히 상당 규모의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안권섭 상설특검(쿠팡·관봉권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특검 5개가 동시에 운영중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미제사건 피의자는 15만 7558명으로 2024년(11만 3385명)보다 38% 증가했다. 2021년(6만 1119명)과 비교해서는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6개월 이상 장기 미제 피의자는 이 기간 8935명에서 3만 6633명으로 단 5년 새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재경지검에 근무 중인 한 부장검사는 “지금도 쌓여 있는 수사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앞두고 사건 이관 작업만 해도 손이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특검 중심으로 수사체계를 재편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특검이 정치권의 도구로 남발되고 이미 조사가 끝난 사건에 대규모 인력을 다시 투입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