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연체에 폭언·비난 일쑤…국선변호인 처우개선 머리 맞댄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0일, 오전 09:49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음주운전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한 젊은 여성 피고인의 사건을 맡은 A국선변호인은 피고인 구속시 초등학생 자녀가 혼자 방치될 위험을 우려해 관할관청 복지담당자와 함께 아이를 아동학대 피해자 쉼터에 입소시키고 전학까지 신속히 조지했다. 법률대리인을 넘어 사회복지적 역할까지 수행했지만, 피고인은 이에 감사하기는 커녕 A변호사와 복지담당자를 비난했다고 했다.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80대 고령 피고인 국선변호를 맡은 B변호사는 해당 피고인에게 폭언을 듣는 일을 당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 방어와 무관한 다른 고소건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변호사 업무를 폄하하고 폭언을 퍼부은 것. B변호사는 신뢰관계 파탄을 이유로 사임허가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불허, 장기간 피고인과 사건을 수행하는 곤혹을 치러야 했다.

대한변호사협회.(이데일리DB)
대한변호사협회는 오는 11일 오후 5시 대한변호사협회 세미나실에서 이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선변호인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개선방안 모색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일반 국선변호인 등의 보수 장기 연체 사태가 매년 되풀이되는 현실을 개선코자 마련됐다. 국선변호인의 열악한 처우와 낮은 보수 문제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국공선 변호사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치료감호 사건 및 체포구속적부심 심사 청구사건을 제외한 전체 형사공판사건 피고인 중 41.5%가 국선변호인의 조력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는 사선변호인 30%보다 높은 수치로 국선변호인이 형사사법절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국선변호인은 2006년 제도 시행 이후 전담경력에 따른 차등지급으로 인해 인당 평균 수당은 감소하고 소송수행에 필요한 부수 비용을 개별적으로 부담하는 등 사법적 형평성을 수호하는 역할에 비해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예산 총액은 그대로인 채 소위 ‘임의적 국선’ 수는 증가하고 있어 국선변호인은 상시적인 보수 지급 연체에 매년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한변협은 국선변호인의 실무상 고충 사례를 분석해 그 처우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토론회는 이태한 대한변협 부협회장이 좌장을, 김기영 대한변협 제 기획이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다.

제1주제 발표는 김도윤 인천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가 ‘국선변호인 유형별 처우 현황과 문제점 및 처우 개선 방안’을 발제하면서 국선변호인 보수 연체 현황, 국선 선정 심리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이어 제2주제 발표는 최익구 서울동부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가 ‘국선변호인의 실무상 고충 사례 분석’을 통해 국선변호인 활동 과정에서 겪은 구체적인 사례를 발표한다.

토론은 박인례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이사장과 조수진 전 서울서부지법 국선전담변호사가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충분한 국선변호 재원 마련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인권과 헌법적 가치 실현의 마지막 보루로서 국선변호인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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