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직전 45문항 중 무려 19문항 교체…'불영어' 원인 됐다

사회

뉴스1,

2026년 2월 11일, 오후 12:00

지난해 11월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에서 고3 수험생들이 담임교사와 함께 전날 치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을 하고 있다. 2025.11.14 © 뉴스1 공정식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로 '불영어' 논란이 불거진 건 출제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문항이 교체된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총 45문항 중 무려 19문항이 수능 직전 바뀌며 난이도 점검 등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교육부는 향후 출제위원 구성 과정에서 현장교사 비중을 늘려 수험생 학업 수준을 반영하고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를 신설해 난이도 점검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출제 소요 시간을 줄이고 난이도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6학년도 수능 영어 난이도 조절 실패 원인 분석 및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시험 직전 문항 대거 교체…난이도 점검 시간 줄어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로 치러지는데도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이 3.11%에 머무를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다. 이는 수능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역대 최저치다. 대개 수능 영어 영역은 1등급 비율 6~10%를 기록했을 때 적정 난이도라고 본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4일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 이후 '불영어' 논란이 거세지자 영어 영역 출제·검토 과정을 다시 살폈다. 조사는 지난해 12월 10~23일 총 3차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진행됐다.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 핵심 원인으로는 시험 직전 대거 문항이 교체된 게 꼽힌다. 총 45문항 중 19문항이 바뀌었다. 다른 수능 주요영역인 국어(1문항 교체)·수학(4문항 교체)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보다 이전에 치러진 수능 영어 교체 문항 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수능에서 문항 교체 조치가 유독 많았다"고 말했다.

수능 문제를 낼 때는 교육과정 부합 여부, 문항 오류 여부, 사교육 유사 문항 여부 등을 반드시 점검한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문항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

문항이 대거 새로 출제되자 후속절차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검토위원들이 난이도 점검 등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태로 평가원에서 수능 영어를 담당했던 3명은 강등·교체 등 인사조치됐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장 교사 출제 위원 비중 50%까지 확대…AI 지문 생성 시스템 개발
개선방안도 내놨다. 단기적으로는 출제위원 구성·선정 방식을 바꾼다는 방침이다.

우선 고교 교사와 대학교수로 구성된 출제위원 중 교사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현재 교사 비중은 33% 수준인데 앞으로는 50%까지 끌어올린다. 교사들이 현장에서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잘 파악한다는 점을 감안했다.

출제·검토위원 선발 과정도 개선한다. 현재 위원들은 수능 통합 인력은행에서 무작위로 추출해 위촉한다. 앞으로는 무작위 추출 방식은 유지하되 수능·모의평가 출제 이력이나 교과서·EBS 교재 등 집필 이력까지 확인하는 절차를 더 거치기로 했다.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도 통합·신설한다. 출제 오류와 난이도 점검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또 현직교사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도 운영해 현장 의견 반영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장기적인 개선 방안도 추진한다. 오는 2030년까지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현재 수능 출제·검토 과정은 임대한 민간 숙박시설에서 이뤄지고 있어 안정적인 출제 환경 조성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

AI 활용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도 개발한다. AI를 토대로 출제 소요 시간을 줄이고 난이도 예측 및 유사 문항 검토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28학년도 수능 모의평가 때 시범 운영을 하는 게 목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번 개선안을 통해 예측이 가능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수능 체제를 만들어 공교육 내에서 노력한 학생들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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