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불수능 “문항 42% 교체 탓”…출제 과정에 AI 도입키로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후 02:00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지난 2026학년도 수능 영어시험 출제 과정에서 전체 문항의 절반 가까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항 교체가 많다 보니 난이도 점검 등 후속 절차에 차질이 생겨 ‘역대급 불수능’이 됐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수능 출제 과정에 인공지능(AI)를 활용키로 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025년 11월 13일 부산 연제구 연제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의 ‘수능 영어 난이도 조절 실패 원인 조사 결과와 개선 방안’을 11일 발표했다.

작년 11월 치러진 실시한 2026학년도 수능에선 영어 영역이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어 1등급 비율이 3.11%로 절대평가 전환 이후 가장 낮게 나와서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1등급 비율 목표는 6~10% 수준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교육부와 평가원이 공식 사과했으며 오승걸 평가원장은 사의를 표했다. 이어 교육부와 평가원은 수능 출제 과정에 대한 점검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수능 영어 출제 과정에서 전체 45문항 중 42%인 19문항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능 출제 기간은 총 38일이지만 문제지 인쇄 기간을 제외하면 23일에 그친다. 문항 교체가 많다 보니 시간에 쫒겨 난이도 점검에 차질이 생겼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영어 영역은 출제 과정에서 타 영역 대비 지나치게 많은 문항이 교체돼 난이도 점검 등 후속 절차에 연쇄적으로 차질이 발생했다”며 “이 과정에서 검토위원의 의견이 출제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어는 45문항 중 2.2%인 1문항이, 수학은 30문항 중 13%인 4문항이 교체됐다. 유독 영어에서 교체 문항이 많이 나온 것이다.

문항 교체는 교육과정을 벗어나거나 사교육 연관 문항이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출제 과정에서는 교육과정을 근거로 출제했는지, 사교육 연관성이 있는지를 종합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19개 문항을 교체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강의·교재와의 간접 연계를 지향하다 보니 해당 교재에서 사용한 지문과 유사한 지문을 찾아오는 과정에서 사교육 연관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는 의미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어·수학도 출제 과정에서 문항 교체가 많았지만 대부분 부분 교체라 집계하지 않았다”며 “영어의 경우 지문을 통째로 교체해야 해 전체 교체가 19문항이나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수능 영어 난이도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출제위원 중 현직 교사 비중을 현재 33%에서 50%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들의 참여 비중을 높여 영어 문항이 적정 난이도로 출제되도록 하려는 취지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출제·검토위원들의 전문성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사교육 연관 교수·교사를 배제하기 위해 ‘수능 통합 인력풀’에서 출제·검토위원을 무작위 추출했지만 이후의 전문성 검증은 미흡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향후 무작위 추출 방식은 유지하되 수능·모의평가·학력평가 출제 이력 등을 확인해 전문성을 갖춘 출제·검토위원이 위촉되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능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를 신설해 난이도 점검을 강화한다.

특히 교육부는 수능 출제 과정에 인공지능(AI)를 도입할 계획이다. AI 활용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을 개발, 이르면 내년에 치러질 2028학년도 수능부터 반영한다. 현재 이에 대한 기술적 설계는 끝난 상황으로 올해 하반기 시스템 개발 후 내년 6월 수능 모의평가부터 시범 운영에 돌입한다.

시범 운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2028학년도 수능부터 적용이 가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먼저 영어 영역에서 AI 활용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며 “시스템 운영 결과에 따라 다른 영역으로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교육평가·출제 지원센터를 신설해 수능 출제 환경의 안정성도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금처럼 외부 숙박시설을 임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식으로 출제센터를 설립해 수능·임용고시·검정고시 출제 등을 맡길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안정적 수능 출제는 신뢰받는 대입 환경 조성의 핵심 요건”이라며 “이번 개선안을 통해 예측이 가능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수능 체제를 만들어 학생들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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