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읍 광주지법 해남지원 법정 앞에서 보험금을 노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던 고(故) 장동오 씨의 유족이 재심 무죄 선고에 따른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이날 재심 사건 선고 공판에서 '진도 저수지 살인사건' 피고인 장씨에게 핵심 증거의 위법 수집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장씨는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 39분께 전남 진도군 의산면의 한 교차로에서 화물차를 몰던 중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로 고의 추락하는 사고를 내 조수석에 앉아 있던 아내 B(사망 당시 45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B씨의 보험 가입 내역 등으로 장씨의 계획 살인 정황을 의심했지만 객관적 증거를 찾지 못하고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만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검찰은 장씨가 아내 명의로 가입된 보험금 등을 노리고 고의 사고를 냈다고 판단,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장씨는 “졸음운전에 의한 단순 사고였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2005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장씨는 무기수로 복역하던 중 2009년, 2010년, 2013년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했다.
이후 억울함을 호소하던 장씨 가족의 부탁을 받은 충남지역 경찰관과 박준영 변호사가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며 재심이 이뤄지게 됐다.
해당 경찰관은 자체 재조사 결과 장씨에 대한 수사는 엉터리였다는 취지로 폭로했고 장씨가 2021년 네 번째 재심을 청구한 뒤인 이듬해 9월 법원이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그러나 검찰의 항고와 재항고가 1년 이상 이어졌고 2024년 1월이 돼서야 대법원에서 재심이 확정됐다.
이후 장씨는 형집행정지일이던 2024년 4월 급성 백혈병으로 숨졌다.
장씨가 사망하자 법정에선 궐석 재판이 진행됐고 법원은 무기징역의 근거가 된 핵심 증거들이 법원으로부터 관련 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수집됐다며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심 재판부는 “저수지에서 인양한 차량 압수는 영장이 없고 영장 예외주의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압수에 따른 감정 결과 역시 위법 증거로서 증거 능력이 없어 배척한다. 일부 수사 과정에 위법성이 있었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졸음운전일 가능성을 배제하고 장씨가 아내를 고의로 살해했다고 볼만한 간접 증거, 정황 증거가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며 “장씨는 줄곧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를 거듭 주장했다. 공소사실처럼 교차로에서 운전대를 왼쪽으로 조향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해도 충분히 저수지 추락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심 재판부는 “교차로 부근에서 고의로 왼쪽으로 운전대를 움직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검찰이 주장한 범행 동기인 보험금 가입 사실이나 어려운 경제적 형편은 인정되나 그러한 동기가 있다고 해서 고의 사고로 살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당시 경찰과 검사, 국과수 감정인, 판사들의 책임이 모두 더해진 안타까운 사건”이라며 “경찰과 검찰은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