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니까 내가 할게”…믿었던 동생에 인감 줬더니 부모님 유산 꿀꺽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3일, 오전 09:5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부모님이 남긴 유산을 정리하자는 동생 말을 믿고 인감도장과 서류를 모두 넘겨줬다가 상속 재산을 전부 빼앗긴 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1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통해 여동생과 법정 분쟁을 앞둔 A씨가 이같은 사연을 토로하며 조언을 구했다.

(사진=챗GPT)
A씨는 “여동생이 하나 있다.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저와 여동생을 키워주셨던 아버지마저 1년 전에 돌아가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슬픔 속에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뒤 저희는 부모님이 남기신 예금과 부동산을 반반 나누기로 했다. ‘협의분할서’에 도장만 안 찍었지 구두로는 분명히 그렇게 약속했다”라고 밝혔다.

그무렵 A씨 남편이 사업상 송사에 휘말려 경황이 없자 동생은 “언니, 인감이랑 서류만 보내줘. 내가 깔끔하게 정리해서 절반 딱 입금할게”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소식은 없었고 그때마다 동생은 “서류 처리가 복잡해” “세금 문제가 남았어”라는 말만 했다.

불안감을 느낀 A씨는 등기부등본을 떼어본 후 그대로 얼어붙었다. 부모님이 남긴 아파트와 땅, 그리고 예금까지 모든 재산이 전부 동생 단독 명의로 이전이 끝나 있었다.

이를 알게된 A씨가 동생에게 따져 붇자 동생은 “언니, 솔직히 부모님 병시중 내가 다 들었잖아. 언니가 한 게 뭐가 있어? 이건 내 정당한 몫이야. 억울하면 소송하든가. 근데 언니, 소송하면 몇 년 걸리는 거 알지? 그 사이에 내가 이거 다 팔아서 써버리면 그만이야”라고 했다.

A씨는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친정 근처에 사는 동생이 아버지를 좀 더 자주 찾아뵌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저도 나름 노력을 했다. 어떻게 제게 이럴 수 있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 되는 거냐. 이미 명의가 넘어가 버린 상황인데 동생 말대로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거냐. 소송을 시작하더라도 동생이 재산을 다 처분해버리면 저는 한 푼도 못 받게 되는 건지 너무 불안해서 잠이 오질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사연을 들은 이명인 변호사는 “여동생이 상속재산을 독점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여동생은 독점하는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 참칭상속인에 해당한다”며 “사연자는 진정한 상속인으로서 여동생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해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속회복청구권이란 진정한 상속인이 상속권을 침해받았을 때, 그 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때 상속권을 침해한 사람을 법률 용어로 ‘참칭상속인(사칭 상속인)’이라 부른다.

이 변호사는 “여동생이 단독 상속인으로 등기와 예금 정리를 모두 마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하셨으므로 그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년 이내에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동생이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한 경우에도 사연자분은 그 제3자를 상대로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다”며 “다만 제3자에 대한 상속회복청구도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동생이 부동산을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게 미리 묶어두는 조치도 필요하다. 소송을 제기하면서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소송 기간 동안 부동산을 묶어두면 승소 후 실효성 있는 권리 실행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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