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경파는 지난 1월 범여권 의원 32명의 공동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보완수사권을 비롯해 어떤 형태로도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남겨둬선 안 된다”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대통령 발언 직후에도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 등이 토론회를 열어 ‘완전 폐지’를 재확인했다.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삼는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은 의총 직후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경우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한다는 목적이 퇴색되는 측면이 있다”며 “검찰개혁에 대한 지지자들의 열망을 생각할 때 상징적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른 결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를 들어 공소시효가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송치가 됐다면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될 경우 사건이 경찰과 검찰을 오가는 데에만 남은 시간이 끝나버린다”며 예외적 허용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남용의 가능성을 봉쇄하고 안전장치를 만든 다음 그 정도는 해주는 게 국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개혁”이라고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강경파의 뿌리 깊은 문제 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당내 강경파는 보완수사권을 직접수사권의 우회 통로로 본다.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수사하더라도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수사 방향을 좌지우지하게 되면 검찰의 손에서 사건이 다시 살아난다는 우려다.
지난달 민주당 강경파 의원 32명은 기자회견을 통해 “보완수사권 폐지는 양보나 타협할 수 없는 검찰개혁의 대전제이자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성 지지층과의 명시적·암묵적 계약도 주요 변수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2021년부터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서약서까지 돌며 추진된 핵심 의제다. 여기서 한 발이라도 물러서면 ‘배신’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이 작년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시사했을 때 일부 지지층이 “검찰 권한을 남기려는 신호”라며 즉각 반발한 전례가 있다.
결국 민주당은 ‘사법 시스템의 효율’과 ‘검찰 권력의 원천 차단’ 사이에서 후자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김한규 수석은 “피해자들이 수사 미진으로 피해를 받지 않도록 다른 수사기관이 공소청의 보완수사요구 의견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 사실상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요구권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면 공소 유지에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요구권만으로는 수사의 방향이나 속도를 실질적으로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증거 확보가 긴급한 사건의 경우 요구권만으로는 신속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결국 책임은 공소를 유지해야 하는 검사에게 돌아오는데 권한과 책임의 균형이 맞지 않는 구조가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