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A씨는 2023년 6월 하급자 장교인 피해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돼 국방부 징계위원회로부터 2024년 7월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처분에 불복해 국방부 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했으나 위원회가 이를 기각하자 징계 무효 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감찰 조사 문답서에는 A 씨가 후배 장교에게 ‘보석이야, 내가 많이 좋아해’, ‘2017년부터 좋아했는데 당시 막 이혼했고 아이도 있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울까 봐 일부러 더 무뚝뚝하게 굴었다’, ‘처음에는 한두 시간 정도 괴로웠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게 일주일이 되고 열흘이 되어서 너무 힘들었다’ 등 말한 내용이 담겨있다.
A씨는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 없이 징계위원회의 처분이 내려진 만큼 절차에 하자가 있으며 징계 과정에서 녹취록 전문을 제공받지 못하고 반대신문도 허용되지 않는 등 방어권이 침해됐다는 입장이다. 또 피해자가 먼저 호감을 표시해 거리를 두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했을 뿐 성희롱 사실이 없고 징계 수위도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징계를 함에 있어 필수적 절차가 아닌 성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에 하자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징계 절차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며 징계 절차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징계혐의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됐고 A씨가 의견서 제출과 위원회 출석 등을 통해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도 보장받았다고 봤다. 피해자 녹취록 전문을 제공하지 않은 조치 역시 2차 피해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위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성희롱 사실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감찰 조사와 문답서 등에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녹음 내용과도 부합한다고 봤다. 반면 피해자가 먼저 호감을 표시했다는 A씨 주장에 대해서는 “녹음 내용과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량 내 대화에서의 발언은 기혼자인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성적 호감과 만남을 요구한 것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징계사유는 기혼자이자 상급자인 A 씨가 기혼자이자 하급자인 피해자에게 연애 감정을 표시하고 만나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피해자 입장에서는 혐오스럽고 모욕적일 수 있는 내용”이라며 “피해자가 허위로 A씨를 음해할 동기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군인 징계 기준상 성희롱의 기본 양정이 정직에서 감봉 수준이고 하급자 대상 행위는 가중사유에 해당하는 만큼 징계 수위도 적정하다고 봤다. 징계위원회가 전력 없음 등 유리한 사유과 조직 신뢰 훼손 등 불리한 사유도 모두 고려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성희롱 근절을 통한 공직기강 확립 등의 공익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작다고 할 수 없다”며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