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를해결하는사람들’(양해들·옛 배드파더스)의 활동 재개를 계기로 사적 신상 공개 방식과 법에 근거해 정부가 운영하는 명단 공개 제도의 차이가 재조명되고 있다.
'양육비를해결하는사람들'(양해들옛 배드파더스) 홈페이지 갈무리.
15일 시민사회계에 따르면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온라인 사이트 양해들이 지난달 말 운영을 재개했다. 양해들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사진을 포함해 이름, 출생 연도, 거주지 등 신상 정보를 제보받아 사이트에 공개했던 ‘배드파더스’의 후신이다. 지난 2018년 사이트 개설 당시 정부가 양육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사적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사이트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이트를 통해 신상이 공개됐던 양육비 미지급 부모 5명이 구본창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2024년 1월 대법원은 구 대표에 대해 최종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사이트 운영을 중단했다.
당시 대법원은 배드파더스에 대해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사회의 여론 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신상 정보 공개가 사적 제재 수단의 일환에 가깝다. 양육비채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매우 커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구 대표에 대해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선고유예는 범죄 정황이 경미한 경우 일정 기간 형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선고를 면제하는 제도다.
이후 구 대표는 2년 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상 공개의 목표는 양육비 문제 해결을 통해 아이들과 싱글맘들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신상공개 사이트를 재개설했다. 홀로 딸을 키우며 양육비 미지급으로 힘들어했던 한 싱글맘이 지난해 6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양해들은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달 9일 두 차례에 걸쳐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했다. 현재까지 양해들 사이트에 올라온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 공개 사례는 모두 33건이다.
다만 양해들이 공개하는 정보는 비교적 제한적이다. 이름과 사진, 나이, 거주 지역 등 최소한의 정보만 게시하고 있다. 양육비 채무액이나 불이행 기간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정부는 법적 절차를 거쳐 보다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정부는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2021년 12월부터 양육비 채무자의 신상을 성평등가족부 누리집에 올리고 있다.
정부가 공개하는 신상 정보에는 이름과 나이, 주소지 또는 근무지, 양육비 채무 불이행 기간, 미지급 금액 등 6개 항목이 포함된다. 다만 법률에 따라 얼굴 사진은 공개하지 않는다.
정부는 명단 공개와 함께 제재 조치도 병행한다. 양육비 이행 명령을 받고도 3회 이상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운전면허 정지, 출국 금지 등의 제재에 나선다. 실제로 이러한 제재 이후 양육비를 지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 성평등부의 설명이다.
성평등부는 지난해 8차례에 걸처 1389건을 제재를 이행했다. 전년보다 46.7% 늘어난 규모다. 유형별로는 출국금지 763건, 운전면허정지 436건, 명단공개 190건이다.
아울러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 가족에게 국가가 먼저 자녀 1인당 월 2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후 채권자에게 선지급금을 회수하는 ‘양육비 선지급제’도 지난해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채무자 4973명을 대상으로 선지급금 총 77억 3000만원에 대한 회수 통지 절차도 시작했다. 정부는 채무자가 납부 독촉에도 선지급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예금 잔액을 포함한 소득·재산 조사, 국세 강제징수 사례에 준한 회수 절차를 추진한다.
정부 차원의 제도와 제재 수단이 있지만 민간이 신상 공개에 나서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정부는 신상 공개 확대보다는 비양육 부모의 양육비 책임을 실효적으로 이행토록 하는 제도 보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