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종교 이유로 시댁 가지 않는 아내, 이혼사유일까요?[양친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8일, 오전 08:33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결혼 후, 아내의 종교가 특별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일반 기독교와는 좀 다르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착한 사람이라 아내의 종교를 존중하기로 했죠. 저희는 아이를 낳고 아내는 육아, 저는 직장생활을 하며 가정을 꾸려갔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부터 아내는 점점 집을 비우는 시간과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교회에 헌금을 한다는 이유로 제 월급의 20퍼센트를 매월 교회에 가져갔습니다. 외벌이 월급에서 20퍼센트를 헌금한다는 사실에 저는 화를 냈고 아내의 종교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아내를 이해하고 싶어 아내의 종교시설에 함께 가고 교리 공부도 함께 했지만 저는 전혀 믿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그 종교를 믿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아내는 이혼을 하면 했지 종교를 버릴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종교에서 금한다는 이유로 저희집 제사에도 불참하고, 명절 때도 시댁에 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부모님과 마찰도 심했고요 심지어 아이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시켰습니다. 결정적으로 종교 집회에 참가 한다고 집을 나가 일주일 넘게 들어오지 않아 제가 휴가를 내서 아이들 등하교를 시켰습니다.

결국 아내는 “엄마는 진정한 믿음을 찾아 떠나겠다”면서 식탁 위 메모 한 장을 올려놓은 채 집을 나갔습니다. 이젠 아내와 도저히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데, 아내와 이혼 가능할까요?

(사진=챗GPT)
- 종교가 다르다는 것이 이혼 사유가 되나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종교는 일종의 신념 문제고,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만큼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영역입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상대에게 종교 활동을 권유하거나 그 정도가 조금 심해져 설사 강요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는 곧바로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종교 활동에 심취하여 배우자를 유기하거나, 종교를 이유로 상대방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하는 등 이로 인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되었을 때는 이혼을 할 수도 있습니다.

- 종교 문제로 인한 갈등이 이혼 사유로 인정되는 것들은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아내가 종교에 심취해서 가정과 혼인생활을 등한시하고 또 어린 자녀들을 방치 하거나 종교 활동을 이유로 자주 집을 비우기도 해서 부부 간 갈등이 심각했던 사건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신앙의 자유는 부부라고 하더라도 이를 침해할 수 없는 것이지만, 부부 사이에는 서로 협력하여 원만한 부부 생활을 유지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신앙의 자유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하면서 종교 활동으로 인한 이혼 사유를 인정했습니다. 이처럼 ‘아내가 신앙생활에만 전념하면서 가사와 육아를 소홀히 한 탓에 혼인이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면 그 파탄의 주된 책임은 아내에게 있다’고 판시하고 남편의 아내에 대한 이혼과 위자료 청구를 받아준 판례가 있습니다.

- 사연자의 경우 이혼 사유로 인정 될까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사연을 보면, 남편이 아내의 종교를 이해해보려고 종교 활동을 하고 교리를 배우기도 하면서 갈등을 해소하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내가 가출을 하면서 자녀를 보살피지 않는 바람에 부부 갈등이 심각해졌기 때문에 사연의 경우 재판상 이혼 사유가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된 경우 민법 제840조 제6호 사유인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는데, 사연자의 아내는 남편은 물론 어린 자녀를 둔 채 일방적으로 메모만 남기고 집을 나가 버렸기 때문에 민법 제840조 제2호 사유인 ‘악의의 유기’에 추가로 해당할 수 있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단순히 배우자 간의 종교가 달라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혼이 된다는 것이 아니고, 종교 문제가 혼인 생활 파탄으로까지 번지게 되었는지가 관건입니다.

- 제사에 참석하지 않거나 명절에 시댁을 가지 않는 것도 이혼사유가 되나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단지 종교가 다르다는 문제로 이혼이 될 수 없듯이, 제사(차례) 불참만으로 이혼 사유가 자동으로 인정되기 어렵고, 보통은 제사 문제로 인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혼인 파탄’에 이르렀거나 ‘직계존속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가 인정되어야 이혼 사유가 인정됩니다. 사연의 경우 다른 문제와 더불어 제사(차례) 불참 문제도 함께 갈등의 원인이 되었으니, 이 역시 혼인 파탄 경위에 참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5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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