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게임 음원' 저작재산권, 창작자에게 원시적 귀속"

사회

뉴스1,

2026년 2월 19일, 오전 06:00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5.12.18 © 뉴스1 김영운 기자

게임 음악 창작자가 게임 회사와 음원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에 이전하는 권리 중 저작권을 제외한다고 기재했다면 회사가 파산한 뒤 양도됐더라도 그 음원의 저작재산권까지 양도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저작재산권은 저작자가 저작물을 스스로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경제적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재산권을 말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A 씨가 B 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1년 7월 게임 회사인 C 사에 음원을 제작해 공급하기로 하는 음원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당사자 일방의 서면동의 없이 본 계약상 모든 또는 일부의 권리와 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담보 목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A 씨가 C 사에게 제공해 매절된 음원의 저작권을 제외한 모든 권한은 C 사에게 귀속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매절은 저작권사용료 지급방식을 뜻하는 것으로, 미리 일시불로 지급받는 방식을 가리킨다.

A 씨는 계약에 따라 새로 작곡하거나 기존에 존재한 곡을 게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편곡하는 방법으로 39곡의 음원을 만들었다. C 사는 제작한 리듬 게임에 A 씨의 음원을 각각 넣었다.

그러나 C 사는 2017년 3월 서울회생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게 됐고, 같은 해 C 사의 파산폐지결정된 뒤 설립된 C 사의 대표이사가 새로 설립한 회사인 B 사는 A 씨가 작곡한 음원을 매수했다.

이후 B 사는 A 씨의 허락을 받지 않고 2017년 1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리듬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들에게 A 씨가 작곡한 음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에 A 씨는 "B 사는 서면 동의 없이 다른 회사에 각 음원을 이용하도록 허락했으므로 음원공급계약 위반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는 B 사가 음원공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닌데도 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부담하는 법률상 근거를 명확하게 주장하지 않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1심은 "C 사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가 B 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정만으로는 C 사와 별개의 법인인 B 사에 대한 음원공급계약의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심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2심은 "A 씨와 C 사 간 계약 규정을 해석해 보면, 적어도 '각 음원을 활용해 일체의 영리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는 A 씨로부터 C 사에 이전됐다고 봐야 한다"며 "이 권리는 음원공급계약을 통해 C 사에 이전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음원공급계약은 저작재산권이 A 씨로부터 C 사에 이전돼 C 사에 귀속된다고 표현하고 있다"며 "이 사건 음원공급계약을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이라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법원은 "A 씨가 작성한 음원을 C 사에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음원공급계약을 음악저작물의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며 원심 판단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저작권법 제10조에 따르면 저작자는 저작인격권이나 저작재산권을 갖고, 이러한 저작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때부터 발생하고 어떤 절차나 형식의 이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A 씨가 창작한 음악저작물을 C 사에 공급했더라도, 그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은 A 씨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된다"며 "이 사건 음원공급계약서에 저작재산권의 양도에 관한 사항이 명시돼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단에는 계약 해석과 저작재산권의 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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