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서 내란 피고인 전락 尹…전두환 이후 사형 선고 주목

사회

뉴스1,

2026년 2월 19일, 오전 06:00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7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7.9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총장과 대통령으로 한때 권력의 정점에 섰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두 번째로 사형을 구형받은 채 19일 운명의 기로에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선고 공판을 연다.

윤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중 두 번째로 사형이 구형됐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 13일 사형을 구형하며 "윤 전 대통령은 야당을 척결해 기능을 정지시키고 입법권을 장악한 뒤 정치 반대 세력 제거를 통한 독재, 장기 집권을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명백하다"며 "권력 침탈·유지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남용해 국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할 물적 자원을 동원한 것이므로 죄질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형을 구형받은 전직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과 같은 혐의로 법정에 섰던 전두환 전 대통령뿐이다.

검찰은 1996년 12·12 군사 반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반란·내란 우두머리(당시 죄명 내란 수괴)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당시 반란·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함께 기소된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는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1심은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 노 전 대통령에게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2심에서 이들 모두 감형됐다. 2심에서 전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법원에서 원심 판결이 확정돼 사형은 면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2심에서 징역 17년으로 감형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검찰 권력의 정점에서 출발해 대통령직까지 올랐던 윤 전 대통령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두 번째로 사형을 구형받은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윤 전 대통령은 검사 시절이던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좌천성 인사를 전전하던 윤 전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 아래에서 수사팀장을 맡으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내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일가 등 정부 핵심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 진영에는 '성역 없이 수사하는 검사'라는 인상을 굳혔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검사였던 그는 이를 계기로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곧바로 정치권으로 뛰어든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꺾으며 대통령직에 올랐다. 윤 전 대통령 인생 영화의 정점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집권 2년 7개월 만인 2024년 12월 3일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그의 입지는 급변했다.일순간에 수사 대상에 오른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최초 체포·구속·기소 등 갖가지 불명예를 기록하며 형사재판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동시에 받았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지난해 4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직 파면을 결정했다.

지난해 1월 26일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된 뒤 1년이 넘도록 형사재판을 받아온 그는 1심 선고만을 앞두고 있다.

고 전두환 전 대통령. © 뉴스1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내란 우두머리 죄의 법정형은 사형을 비롯해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인정될 경우 재판부에서 감경하더라도 중형이 불가피하다.

앞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며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한다는 법적 판단을 내놓은 것에 비춰보면,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감형 없이 무기징역 이상의 중한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법조계에선 거론된다. 한 전 총리에겐 징역 23년, 이 전 장관에겐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이지만, 법원은 최근까지도 중대 범죄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 왔다. 2023년에도 살인 혐의를 받는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

반면 실제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전 전 대통령 사례와 달리 사안의 결과와 피해 정도 등을 종합해 무기징역 이하로 감경해야 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편 이날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총 8명의 피고인이 한꺼번에 선고를 받을 예정이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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