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개정 입법의 취지는 영업비밀 침해행위 처벌 대상을 확대해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를 강화하는 데 있는 만큼 사용 여부와 별개로 취득·누설에 대해서도 각각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이데일리DB)
A씨 등은 2022년 9월 반도체 장비 생산 전문업체 유진테크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증착장비 관련 제작·조립도면을 무단으로 취득·누출하고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중국에서 반도체 증착장비 개발하기 위해 해당 영업비밀을 국내에 구축한 네트워크 연결저장장치(NAS) 서버에 업로드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영업비밀 사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이들 사이 각자가 취득한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 즉 누설이나 취득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징역 7년 및 벌금 2억원, B씨는 징역 2년6개월, C씨는 징역 1년6개월 등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심은 A씨에 대해 징역 6년 및 벌금 2억원으로 감형하면서도 1심의 이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이들이 공동정범으로서 영업비밀 사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각자가 취득한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는 공범자들 상호 간에 영업비밀을 사용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제3자에 대한 영업비밀의 누설 또는 제3자로부터의 영업비밀의 취득으로 평가할 수 없고, 영업비밀의 사용과는 별개의 독립된 법익침해의 위험을 발생시킨 것으로 보기도 어려워 영업비밀 누설이나 취득으로 인한 범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행위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이를 알려주거나 넘겨주는 경우, 상대방과 함께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기로 공모했거나 실제로 사용했는지 여부 등을 불문하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며 앞서 원심(2심)에서 판단한 무죄 부분을 유죄 취지로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을 ‘취득’, ‘사용’, ‘제3자에게 누설’,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으로 유출’하는 행위 등을 각각 독립한 범죄로 규정하고, 이같은 행위가 개입된 사실을 알면서도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는 행위 또한 독립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나아가 영업비밀의 사용만 이루어지는 경우보다 영업비밀이 누설, 취득돼 사용되는 경우 법익 침해의 정도와 불법성이 더 커진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