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정책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2026.2.22 © 뉴스1 이승배 기자
판·검사가 고의로 법리를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법왜곡죄'를 더불어민주당이 3월 초까지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법조계 반발도 심화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왜곡'의 기준이 모호하고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고의적 일탈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23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22일) 의원총회를 통해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를 포함한 3대 사법개혁 법안(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을 이르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법왜곡죄는 판사나 검사 등이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과를 내기 위해 법리를 왜곡할 때 처벌한다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다.
증거를 인멸·위조·조작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범죄 사실을 인정하는 행위가 대상이며 최고 10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출근길에서 법 왜곡죄를 포함한 3대 법안에 대해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다. 공론화를 통해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2.23 © 뉴스1 오대일 기자
법조계에선 법 왜곡죄가 신설될 경우 판사와 검사가 자기검열에 빠져 재판권과 수사권 행사에서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이 개정되면 (판사들이) 소극적 행사를 하게 될 것"이라며 "권력자와 시민단체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아무래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형사 사법 체계에 상당한 왜곡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판사 입장에서는 여러 학설 중 하나의 입장을 취해 판단했는데, 이 판단이 다수 국민 입장에 반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소신대로 판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왜곡'의 기준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며, 이미 현행법상으로도 검사와 판사에 대한 견제와 처벌이 가능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소송이 남발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을 왜곡했는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모호하다"고 지적하면서 "공수처에서 판사와 검사를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으니 직권남용죄를 의율해 처벌하는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교수 역시 "실제로 판사나 검사 등 수사기관이 잘못한 경우 직권남용죄로 처벌이 가능하다"며 "안그래도 장기 미제 사건이 쌓이는 상황에서 고소 고발이 남용되면 사건이 더욱 지연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법 왜곡죄 도입으로 잘못된 법리 해석에 대한 예방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을 잘못 해석·적용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의식으로 예방적 효과가 있다"며 "경고성 의미와 함께 법 왜곡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작용할 것"라고 말했다.
mark83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