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거 아닌데…부평구, 굴포천 고가도로에 67억원 투입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23일, 오후 03:29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부평구가 도시재생사업으로 건설한 굴포천 고가도로가 주변 하천경관과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책로, 이면도로와의 기능 중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고가도로 건설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예산 낭비 논란도 일고 있다.

부평구 굴포하늘길 교량(노란색 선) 전경. (사진=부평구)
23일 부평구에 따르면 부평구는 지난 2017년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 공모에서 선정돼 ‘지속가능부평 11번가’ 사업 일환으로 굴포하늘길(입체보행교·고가도로) 조성사업을 했다.

2023년 착공해 지난해 11월 준공한 굴포하늘길은 부평동 굴포천 옆에 짓고 있는 혁신센터(공공임대주택·상가) 건물 2층과 연결돼 부평구청 앞 굴포문화마루 광장까지 이어진다. 교량은 폭 3.5m, 길이 286m 규모이다.

이 다리는 굴포천 산책로 한쪽 경사로에 지름 1m 이상 되는 콘크리트 기둥 9개를 박고 그 위에 철재·콘크리트 구조물을 올려놓은 형태이다. 산책로 바닥에서 교량까지 높이는 8m 정도 된다. 전체 사업비는 국비 26억원, 시비 13억여원, 구비 27억여원 등 67억여원이 들어갔다.

부평구는 해당 구간 주변의 이면도로(2개) 폭이 좁아 보행 위험이 있고 굴포천 상부를 가로지르는 백마교에 횡단보도가 없어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입체보행교를 건설했다고 설명했다. 또 혁신센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건설 이유를 들었다.

굴포천 산책길에서 바라본 굴포하늘길 모습(오른쪽 상부). (사진 = 이종일 기자)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굴포천 산책로가 이미 조성됐을 뿐만 아니라 이면도로 관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6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다리를 건설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굴포문화마루 광장에서 40여m만 걸어가면 굴포천 산책로를 통해 혁신센터까지 갈 수 있다. 산책로는 도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횡단보도가 필요없다. 평소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통행이 불편한 이면도로는 부평구가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일방통행 지정 등을 적용하면 안전한 보도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굴포천 산책로에서 만난 이모씨(30대·여)는 “강아지 산책 때문에 굴포천을 자주 걷는데 고가도로가 왜 생겼는지 의문이었다”며 “산책로로 가면 될 것을 굳이 수십억원을 들여 고가도로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씨(60대·여)는 “생태하천과 고가도로가 어울리지 않는다”며 “경관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도 “많은 예산을 투입해 굴포천의 개방감을 침해하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인공다리를 건설한 이유를 수긍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부평구는 이에 대해 “백마교 횡단보도 미설치로 인한 보행환경 단절 해소와 디자인 요소 강화, 혁신센터 집객 확보를 위해 보행교를 건설했다”며 “인천시와 국토부도 동의한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굴포천 산책로에서 굴포하늘길을 바라본 모습(왼쪽)과 반대 방향 모습(오른쪽). 굴포하늘길이 있는 곳은 경관을 가리고 반대 방향은 시설물이 없어 시야가 트여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