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11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3월 안가 모임에서 '비상조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법정 증언이 재차 나왔다.
나흘 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은 해당 만찬을 두고 '군이 나서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은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23일 직무 유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2차 공판을 열고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신 전 실장은 지난 2024년 3월 말 또는 4월 초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에서 열린 만찬에서의 기억을 증언했다. 당시 만찬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 전 국정원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참석했다.
신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만찬에서 시국 상황 관련 답답함을 토로하는 중에 '정상적인 정치 상황으로 가기 어려워졌다, 비상조치 외 정국을 풀어갈 방법이 없다'고 말한 기억이 있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군이 나서야 하는 거 아니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한 기억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말을 했는지, 제가 그렇게 느꼈는지 분명치 않지만, 대통령이 말하신 표정과 맥락을 봤을 때 군이 정치에 개입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고 느낀 건 맞다"고 했다.
신 전 실장은 당시 곧바로 '당위성도 없고 현실성도 없다'면서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고 한다. 조 전 원장 역시 외국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기억이 있다고 증언했다.
신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비롯해 수사 기관에서 이 같은 증언·진술을 여러 차례 해왔다.
그러나 앞서 지난 19일 선고가 이뤄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의 1심 재판부는 해당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이 '군이 나서야 하지 않느냐, 군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하는 등 비상계엄의 필요성을 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는 신 전 실장의 수사기관 진술뿐이고 그마저도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필요성을 말했다는 내용도 아니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판단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 중 하나로 인용됐다.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 경위를 인식하고 홍 전 차장으로부터 국군 방첩사령부의 정치인 체포 활동을 지원하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듣고도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직무 유기)를 받는다.
국가 안전 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대통령과 국회 정보위에 보고할 국정원장의 의무를 어겼다는 게 특검팀의 시각이다.
조 전 원장은 또 계엄 선포 당일 홍 전 차장의 국정원 청사 내 행적인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에만 제공하고 더불어민주당에는 주지 않아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조 전 원장은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한 혐의(증거인멸)도 받고 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국회에 나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지시나 문건을 받은 바 없다"고 위증한 혐의와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등에 답변서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국회 증언·감정법 위반)도 적용됐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