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상대 승소했지만…정부, 쉰들러 2783억 ISDS 분쟁 등 계속

사회

뉴스1,

2026년 2월 24일, 오후 03:54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을 상대로 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중재 판정의 영국 법원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2.23 © 뉴스1 김민지 기자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에서 승소한 가운데 엘리엇 건 외에도 스위스 승강기업체 쉰들러가 제기한 1억9000만 달러 규모의 소송 등 8건가량의 ISDS가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ISDS는 미국 사모펀드 메이슨과 쉰들러가 각각 제기한 사건을 비롯해 개인 투자자가 제기한 사건 등이 있다.

미국 사모펀드 메이슨 캐피탈도 엘리엇과 마찬가지로 2018년 삼성물산 합병으로 손해를 봤다며 약 2억 달러(2927억 원)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지난 2024년 메이슨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한국 정부에 약 3200만 달러(438억 원)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정부는 싱가포르 법원에 중재 판정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6월 기각됐고, 정부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배상안은 그대로 확정됐다. 다만 조세 문제 등 후속 조치가 여전히 남아 있어 진행 중인 사건으로 분류됐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단일 최대 주주인 스위스 승강기업체 쉰들러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의 규모도 크다. 쉰들러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등 한국 정부가 현대엘리베이터의 부당 유상증자를 방치했다며 2018년 1억9000만 달러(2783억 원) 규모의 ISDS를 제기했다.

이란 다야니 가문은 자신들이 소유한 가전회사가 대우일렉트로닉스(현 위니아전자)를 인수·합병하기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계약금을 냈으나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총 935억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2015년 제기했다.

2018년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중재 판정부는 한국 정부에 약 73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했고, 이에 불복한 정부는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냈으나 기각되면서 패소가 확정됐다. 이후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로 달러 송금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금액을 지급하지 못해 2차 소송으로 이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제기한 ISDS도 있다.

중국인 투자자가 국내 법인 설립 후 받은 사업 자금 대출로 우리은행이 담보권을 실행하자 투자자 보호를 소홀히 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낸 사건도 있다. 중재판정부는 투자 자체가 위법했다며 정부 승소로 판결했지만, 투자자가 불복한 상태다.

한국인 이민자 출신 미국인 투자자가 부산 지역 재개발 사업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537만 달러(78억 원)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도 있다. 자신의 부동산 수용 과정이 위법했다는 취지다.

이 외에 법무부에 따르면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 관련 후속 조치 사건도 남아있다. 론스타가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세금 반환 소송도 있는데, 당국은 1·2심에서 패소한 뒤 지난 4월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아울러 론스타 측이 정부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본 ISDS 취소 판정에 불복하고 있어, 국제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을 1조 3834억 원에 사들인 뒤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 9157억 원에 매각했다. 이후 한국 정부가 매각에 개입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2022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2억 1650만 달러 배상 판정을 내렸고, 양측의 판정 취소 신청에 ICSID 취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한국 정부 승소 결정을 내렸다.

중재의향서가 접수돼 향후 정식 중재 절차를 밟게 되는 사건으로는 쿠팡의 미국 투자자 5곳이 최근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건도 있다.

미국 쿠팡사의 주주인 그린옥스, 알티미더, 폭스헤이븐, 에이브럼스 및 관계사 등은 지난달과 지난 11일 각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ISDS 중재의향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중재의향서는 청구인이 중재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상대 국가에 보내는 서면이다. 그 자체로 정식 중재 제기는 아니지만, 중재의향서 제출 90일 이후 정식으로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

중재의향서에서 주주들은 2025년 12월 1일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한국 국회와 행정부 등이 전방위적으로 쿠팡을 겨냥해 진상조사 등 각종 행정처분과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지난달 22일 미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의 조치를 조사하고, 관세 및 기타 제재를 포함할 수 있는 적절한 통상 구제 조치를 부과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노동·금융·관세 조사를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통해 쿠팡의 사업을 약화시키려 했다며, 이런 조사는 개인정보 유출과는 관련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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