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수무책 47년생 은마…스프링클러 없고 주차난에 소방차 막혀(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2월 24일, 오후 06:20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8분쯤 발생한 화재로 1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2026.2.24 © 뉴스1 안은나 기자

10대 여성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에서 구축 아파트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1차로 불길 확산을 막아줄 스프링클러는 없었으며 구축 아파트 특성상 심각한 주차난으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지면서 신속한 화재 진압을 가로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은 24일 오전 6시 18분쯤 아파트 8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해 1시간 18분 만인 오전 7시 36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불이 난 집 안에는 40대 어머니와 두 딸이 있었는데, 이 중 큰딸(17)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베란다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어머니는 안면부 화상을 입고 둘째 딸은 화재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위층에 거주하던 50대 여성 1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벽을 덮친 화마에 주민 70여 명은 자력 대피했다.

현장에는 소방 등 인력 143명과 장비 41대가 동원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합동감식을 벌여 화재 원인 및 피해 규모를 조사했다.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정확한 화인은 아직 분석 중이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완공된 대단지 구축 아파트다. 14층 4424 세대 규모로, 인구밀도가 높지만 지하 주차장이 없어 고질적인 주차난을 겪어왔다. 특히 동 앞에 이중 주차된 차들로 화재 당시 소방차·구급차 진입에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보면 30분에서 최대 1시간 이내 대부분의 화재가 진압됐다. 비교적 소방차의 접근이 쉬운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화재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화재 사건보다 20분~50분 넘게 화재 진압이 지연된 셈이다.

또 화재 사고가 난 8층에는 불길의 확산을 지연시켜 줄 스프링클러 역시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스프링클러는 1992년 개정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 아파트에 설치 의무화됐다가 2018년에야 기준이 6층 이상으로 바뀌었다. 단 해당 법령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영원한 재건축 유망주'로 불리는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9월 정비계획안이 확정돼 2030년 49층 5천893세대 대단지로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기사와 무관) © 뉴스1 오대일 기자


realkwo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