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차세대 창호형 BIPV 기술포럼에서 참가자가 지능형 조절 특성을 가진 스마트 유리 제품 시연을 보고 있다. © 뉴스1
지붕보다 햇볕이 오래 머무는 공간은 창문이다. 아파트 발코니(베란다)나 부엌 창, 빌딩·상업시설의 유리창은 채광을 위해 설계 단계부터 가장 신경 쓰는 요소다. 이 창호를 전력 생산 공간으로 활용해 도심에서도 대규모 태양광을 구현할 수 있다는 구상에 정부와 공기업이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소속 한국남부발전은 25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한국재료연구원과 함께 차세대 창호형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 기술포럼을 열고, 도심형 태양광의 한계를 넘어설 대안 기술로 '윈도 솔라필름'을 제시했다. 남부발전과 재료연구원이 공동 개발 중인 이 기술은 건물 외벽과 창호에 태양광 기능을 결합해 추가 부지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모델을 목표로 한다.
이번 포럼에는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을 비롯해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부산대, 현대건설, LG이노텍, KCC글라스 등 43개 기관 관계자 약 90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BIPV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 방향, 창호형 태양광의 사업화 전략, 향후 연구개발(R&D)과 표준·인증 연계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갔다.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 태양에너지 엑스포를 찾은 관람객들이 벽체 일체형 컬러 BIPV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박정호 기자
창호형 태양광은 과거에도 있었다. 다만 일반 유리에 비해 값이 비싸고, 휘어지는 데 약하며, 투명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없는 한계가 컸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여러 기술을 모색하던 중 BIPV의 가능성에 기대하는 바가 커진 셈이다.
정부는 창호형 BIPV를 연구개발과 실증, 제도 개선을 묶은 정책 대상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은 "최근 6년간 BIPV 관련 기술개발을 위해 13개 과제에 749억원을 지원했고, 올해도 커튼월용 태양광 모듈 개발 등 6개 과제에 362억원 규모의 R&D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건물형 태양광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개발뿐 아니라 시험·인증·표준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지난해 6월 충북 진천에 실증센터를 구축해 BIPV KS 인증시험과 전기·화재·건축구조 분야 통합 성능평가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건축법과 KS 인증제도 개선, 산업단지·발코니형 등 건물형 태양광 보급 확대를 통해 BIPV 확산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기술 확산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병인 지투비 대표는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라면 창문형 태양광에 대한 보조금이 필요하다"며 "이를 토대로 새로 건설하는 건물에 적극 적용한다면 지역 갈등의 원인이 되는 원전 1~2기 분량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이나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제도에서 창호형 태양광에 대한 가점과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기술 측면에서는 창문형 태양광이 단순 발전 설비를 넘어 '에너지 제어 장치'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행사장에는 전기 신호에 따라 유리 내부 입자 배열이 바뀌며 빛 투과를 조절하는 스마트 유리, 전기변색 기반 소재 등 차광·단열·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이 소개됐다. 재료연구원 발표에서는 필름 기반 접근이 곡면과 대면적 적용에 유리하고, 기존 건물에도 덧붙일 수 있어 도심 확산에 적합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다만 수분·산소 차단, 난연 기준, 접착 신뢰성 등 건축 적용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으로 제시됐다.
남부발전은 창호형 BIPV를 도심 분산 전원의 핵심 경로로 보고 있다. 지붕과 외벽 중심 태양광이 공간 제약과 민원 문제에 부딪히는 상황에서, 채광을 위해 이미 확보된 창호 면적을 전력 생산과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에 동시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건물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