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3법, 심대한 부작용"…전국 법원장들 '성토'(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2월 25일, 오후 07:25

법원장 등 법관들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2.25 © 뉴스1 김도우 기자

전국 법원장들이 여당 주도로 추진되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해 4시간 넘게 논의한 끝에 "중대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여러 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한 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법원은 25일 오후 2시쯤부터 6시 45분쯤까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전국법원장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를 마친 뒤 법원장들은 사법제도 개편 법안 추진 배경과 관련해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통해서만 존립할 수 있다"며 "국민의 충분한 신뢰를 받지 못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서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를 만들고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구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함을 깊이 인식한다"며 개혁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사법제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들이 사법부와 사회 각계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공론화와 제도 개편의 부작용에 대한 숙의 없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장들은 "사법제도의 근본적 개편은 돌이키기 어려운 중대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여러 기관과 전문가를 아우르는 협의체를 통해 바람직한 사법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폭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법왜곡죄(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수정안을 고려하더라도 범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어서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며 "처벌조항으로 인하여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심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재판의 신속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도 봤다.

재판소원 도입(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두고는 "재판 확정의 실질적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송 당사자들은 반복되는 재판으로 고통받고, 법적 불안정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 헌법재판소, 국회, 정부 등 관계기관과 이해관계인이 참여하는 폭넓은 논의와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상고심제도 개편과 대법관 증원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공감한다"면서도 "단기간 내 다수의 대법관을 증원하는 것은 사실심 부실화 등 부작용으로 인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법관 증원은 현 상황에서 가능한 범위인 4인 증원을 추진하고, 사실심에 미치는 영향이나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는지 살펴서 추가 증원을 지속적으로 논의함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2.25 © 뉴스1 김도우 기자

전국법원장회의는 사법행정사무에 관해 대법원장 또는 법원행정처장이 부의한 안건에 대해 자문하는 기구다. 법원행정처장이 의장을 맡는다.

이날 회의에는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과 41명의 전국 각급 법원장 등 고위 법관이 참석했다.

박 처장은 회의에 앞서 "현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모두 헌법질서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법원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국민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라며 "법률안에 대한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전국 법원의 법관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청해 듣고, 함께 해법을 모색하고자 긴급히 법원장회의를 소집하게 됐다"며 "오늘 주신 의견들은 국민을 위한 올바른 사법제도 개편방향을 수립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로 거듭나는 데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23일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그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선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설득하고 의견을 전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사법개혁 3법을 오는 3월 3일까지 열리는 본회의에 차례로 상정해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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