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항우울제 치료 지연 원인 세계 최초 규명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26일, 오후 01:37

[대구=이데일리 홍석천 기자] DGIST는 뇌과학과 오용석 교수팀이 항우울제 투여 시 실제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치료 지연’ 현상의 핵심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우울증 치료제(SSRI)는 복용 직후 뇌 속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지만 환자가 실제 기분 개선을 느끼기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린다. 학계에서는 이를 뇌 신경회로의 구조적 변화 때문으로 추정했지만 구체적인 분자 기전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오 교수팀은 최신 유전체 분석 기술을 통해 항우울제를 장기간 투여한 생쥐의 뇌 변화를 추적한 결과, 뇌의 해마 속에 있는 ‘모시세포’가 항우울제 자극을 받으면 특정 유전자의 단백질 번역을 가속화해 신경펩타이드인 PACAP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DGIST 뇌과학과 오용석 교수팀.(사진=DGIST)
연구팀에 따르면, 약물을 복용해 세로토닌 수치가 올라가는 것은 일종의 ‘신호탄’에 불과하고, 실제 뇌를 치유하는 주인공은 ‘신경펩타이드’이며, 뇌가 이 펩타이드를 충분히 만들어내고 주변 신경세포를 재건하는 ‘회로 재프로그래밍’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항우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펩타이드 신경회로의 ‘번역 재편성’이라고 명명했다.

특히 PACAP 펩타이드에 의한 항우울 메커니즘이 암컷 생쥐에서 훨씬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남녀 간 우울증 발병 기전과 치료 반응의 차이를 설명하는 결정적 단서로, 향후 여성 환자에게 특화된 정밀 의료 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창의도전연구기반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분자정신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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