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영업비밀 빼돌려 롯데 이직한 전 직원…法 "유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26일, 오후 02:59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핵심 영업비밀을 무단 반출한 뒤 경쟁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전 직원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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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5단독(재판장 위은숙)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전 직원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영업비밀로 관리하던 자료를 유출했으며 범행 시점이 롯데바이오로직스로의 이직을 결심한 후”라며 “피해회사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했으며 죄질이 낮지도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재직 당시 IT 표준작업절차서(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 등 핵심 자료 57건을 자택 개인 PC로 유출한 혐의를 받았다. 2022년 8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씨를 형사 고발했고, 같은 해 10월 검찰이 롯데바이오로직스 본사와 A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후 2023년 3월 A씨는 불구속 기소됐으며 약 3년여간의 재판 끝에 이날 선고가 이뤄졌다. 검찰은 최종 구형 단계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A씨가 빼돌린 IT SOP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가 집약된 핵심 자산이다. 표준화된 공정 프로세스를 통해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의약품을 일관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시스템과 기술이 담긴 자료로, 의약품의 생산성·품질·안정성·비용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서는 이 같은 SOP가 기업 신뢰도와 직결되는 자산으로 여겨지며 특히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필수 노하우로 꼽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유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해당 자료는 일반적인 내용에 불과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자료들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므로 영업비밀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기술 및 정보 자산을 보호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어떠한 유출 시도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첨단산업 분야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이는 추세 속에서 나왔다. 앞서 2025년 7월에는 반도체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사건에서 징역 6년에 벌금 2억원이 선고됐고, 회사의 특허 관련 영업비밀을 빼돌린 전 임원에게 징역 3년 실형이 내려지는 등 강경한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같은 달 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직원 B씨가 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절취한 자료에 생명공학 분야의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돼 있어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입법 차원의 제재 강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7월에는 기술유출 벌금형 상한을 기존 대비 약 10배 수준인 65억원으로 높이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최근 국회에서도 국가첨단전략기술 유출 시 최고 형량을 징역 7년 이상 또는 벌금 100억원 이하로 상향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잇단 실형 선고와 입법 강화 기조가 맞물리면서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억지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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