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밖청소년 토크콘서트(성평등부 제공)
"늘 고슴도치처럼 날이 서 있었는데 주위 좋은 사람들과의 시간, 애정이 저를 바꾼 것 같습니다"(가정 밖 청소년 안나연 씨·25)
"때로는 먼길을 돌아가는 것 같더라도 아이들을 품어주고 기다리면 스스로 길을 잘 찾을 것입니다. 기관이나 선생님이 안전하다, 울타리다 라고 느낄 때 마음을 열어준다고 생각합니다"(서울시립청소년자립지원관 이제오 선생님·39)
26일 오후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청소년센터에서 개최한 가정 밖 청소년 토크콘서트 '나란히, 우리'에서는 가정 밖 청소년 당사자의 자립 경험과 이를 지원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공유됐다.
성평등부는 2021년 가출청소년이라는 용어를 가정 밖 청소년으로 바꾸고 가정 밖 청소년이 가정·학교·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보호하면서 상담·주거·학업·생계·금융지원·진학·취업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가정 밖 청소년들과 청소년복지시설 종사자, 유관기관 관계자를 포함해 50여 명이 참석했다. 가정 밖 청소년들은 심리적 불안 속 주위 어른들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는 경험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최준혁 씨(22·남)는 "쉼터에 들어온 뒤에 선생님들이 관계를 조금씩 알려주셨다"며 "관계는 감정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진실된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경험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좋아졌다"고 말했다.
가정 밖 청소년이었던 A 씨(34·여)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함부로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믿을 수 있는 어른을 찾기가 힘든 것 같다"며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어른이 필요한 시점에 저는 운 좋게 그런 분을 만나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정밖청소년 토크콘서트(성평등부 제공)
가정 밖 청소년 지원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제도 보완 필요성도 공유됐다.
안나연 씨는 "막상 친권자가 아이들을 (쉼터에서) 데려오겠다고 하면 아무도 말릴 수 없다. 저도 집에서 돌아오라고 해서 맞으러 갈 준비를 하고 간 적이 있다"며 "쉼터로 나온 친구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가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준혁 씨는 "센터 퇴소 후 자립 준비를 하는 사후 관리자가 되면서 안부 연락, 주기적인 만남은 있지만 스스로 자립에 성공한 것인가 불안감이 있다"며 "사후 관리자를 위한 시스템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정 밖 청소년 B 씨(22)는 "실제 자립을 준비할 때 경제적 문턱이 너무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주거 지원이 있지만 보증금 외에는 당장 먹고사는 생활비 같은 기초 비용을 혼자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지난해 가을 (정부 예산 편성 시기) 제가 은행이 되고 싶더라. 조폐공사를 우리가 접수하면 돈을 찍어 예산을 넣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청소년 예산이 더 필요한 부분은 계속 보완해 가는 정책을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또 "종사자 선생님들은 옆에 있고자 하는데 마음과 혼신에 정부 정책과 제도가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현장을 떠나야 했던 상황에 마음이 아프고 죄송하다"며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올해 강력하게 추진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b3@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