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방귀 뀌고 일장기에 꽁냥?" 할 말 잃은 AI [영상]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26일, 오후 05:29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3·1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를 희화화한 인공지능(AI)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유관순 열사를 희화화한 AI 영상 일부다. (사진=틱톡 캡처)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 한 사용자가 유관순 열사가 등장하는 영상 세 편을 잇따라 게재했다.

인공지능(AI) 소라(Sora)로 제작된 영상들은 유관순 열사와 무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아무런 맥락도 없다.

콘텐츠에는 열사가 방귀 뀌는 장면, 일장기를 향해 애정을 표현하는 설정, 상반신은 열사·하반신은 로켓 형태로 묘사된 장면 등이 담겼다. 마지막 영상에서는 ‘유관순 방귀 로켓’이라는 자막과 함께 우주로 솟구치기까지 한다.

유관순 열사 수형 기록 카드 (사진=국사편찬위원회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유관순 열사는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일제의 고문 끝에 17세의 나이로 옥사했다. 영상은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 형무소 투옥 시 촬영된 수의 차림 사진을 참고해 복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사진을 보면 유관순 열사는 일제 고문으로 얼굴이 퉁퉁 부은 상태다.

독립운동을 위해 17세의 나이에 자신을 내던지고 옥중에서 각종 고초를 겪은 열사 모습을 단지 조회수를 위해 우스꽝스러운 영상으로 복원한 것에 대해 많은 대중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영상은 아무런 맥락도 주제도 없다. (영상=틱톡)
특히 다음 주 3.1절을 앞둔 있는터라 “선을 넘었다” “무슨 의도냐”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는 거다” “이걸 유머로 소비할 생각을 하다니 제정신이냐” 등 무수한 비판이 쏟아졌다.

영상은 조회수 20만 회를 훌쩍 넘어가다 26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다만 이미 각종 SNS와 온라인으로 확산 된 이후였다.

유관순 열사 가문은 속상함을 내비쳤다. 유관순 열사 조카손녀이자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천안지회장을 맡은 유혜경(61)씨 이날 연합뉴스에 “가슴을 칼이나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프다”며 심경을 밝혔다.

유씨는 “후손들은 그분 업적을 가리지 않으려 숨어 지내고 행동거지 하나하나 신경 쓰고 살아왔는데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AI 재현 기술을 통해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역사적 위인을 복원하는 영상이 부쩍 늘면서 관심과 보훈 의식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통해 이를 역이용 할 경우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과 잘못된 정보의 유통도 막을 수 없는 점 등이 또 한 번 문제로 떠올랐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