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尹 1심 판결 항소…"계엄, 즉흥 아닌 2023년부터 치밀한 사전 기획"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27일, 오전 10:25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등 피고인 8명의 내란우두머리 사건 원심 판결 전부에 대해 지난 25일 항소를 제기했다. 특검은 12·3 비상계엄이 즉흥적 판단이 아닌 2023년 10월 이전부터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행위임에도 원심이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또 내란죄 성립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의 판단 범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설정해 5·18 내란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에 배치되는 법리를 적용한 잘못이 있고,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들에 대한 형 역시 죄책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다고 봤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이데일리 DB)
특검팀은 27일 ‘피고인 윤석열 등 8명, 내란우두머리 등 사건 전부 항소 제기’ 관련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원심이 이 사건 비상계엄을 2024년 12월 1일 우발적으로 결심된 것으로 판단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피고인 노상원의 어머니 자택에서 압수된 수첩에 비상계엄 및 후속 조치 관련 단계적 내용이 기재돼 있으며, 수첩에 적힌 군 사령관 인사 관련 내용·국회의원 선거 일정·특정 정치인 구금 계획 등이 2023년 10월 실제 군 사령관 인사 결과 및 같은 해 12월 해당 인물의 신병 상태 변화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특검은 “노상원은 2023년 10월 군 사령관 인사 이전부터 늦어도 2023년 12월 사이에 비상계엄 초기 구상을 수첩에 직접 기재해 두었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밝혔다. 반면 원심이 ‘수첩 작성 시기를 알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은 논리칙과 경험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준비 과정과 관련해 특검은 2024년 11월 9일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곽종근·여인형·이진우 사령관이 마지막으로 모여 비상계엄 선포 시 출동부대 준비 태세를 점검하고 결의를 다졌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고, 노상원은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에게 부정선거 관련 수사 임무를 부여하는 등 실제 비상계엄 준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어 11월 30일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약 5시간 동안 회동해 실제 비상계엄 실행 일자를 12월 3일로 확정하고, 다음 날인 12월 1일 각 사령관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봄이 자연스럽다고 설명이다.

특검은 또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의결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수방사령관에게 “계엄 선포되기 전에 병력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라고 말한 발언 자체가 비상계엄의 사전 기획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검은 반대 정치세력뿐 아니라 시민단체 대표·언론인·법조인까지 체포 대상으로 삼고 국가비상입법기구 설치를 계획했으며,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계획까지 수립한 점 등을 들어 “원상회복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권력 독점·유지가 비상계엄의 목적이었음이 명백함에도 원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오류를 범했다”고 밝혔다.

법리 측면에서 특검은 원심이 국헌문란 목적 존부를 오로지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강압으로 제압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라는 기준으로만 판단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상황적 요건과 필요성 요건을 명백히 갖추지 않아 위헌·위법한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만으로도 평상시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이 군에 강제로 불법 이전돼 그 기능이 정지·소멸되는 효과가 발생했으므로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국헌문란 행위이자 내란죄 성립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5·18 내란 사건에서 정립된 법리와 같은 선상에 있음에도 원심이 이를 배치되는 방향으로 판단한 것은 오류라는 취지다.

특검은 또 원심이 국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려는 국헌문란 목적에만 집중한 나머지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 한 국헌문란 목적과 관련 폭동 행위에 대한 판단을 누락했다고도 지적했다.

양형에 대해서도 특검은 조목조목 문제를 제기했다. 원심이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고령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했는데, 연령은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경우 여명과 비교해 실효적 형량을 산정하기 위해 고려하는 것이지 사형이나 무기징역에서는 고려할 사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검은 원심이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해제 요구 의결 이후 수방사령관에게 실탄 사용을 허용하는 지시를 내린 사실을 인정하고도 이를 불리한 양형사유에 반영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더욱이 원심이 이와 동시에 ‘물리력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시했다’는 모순된 사실인정을 하며 이를 오히려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특검은 “이 사건은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쿠데타로서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실행됐으나 시민과 국회 관계자들의 저항, 일부 군·경의 지시 거부 등으로 목적 달성에 실패한 것에 불과하다”며 “피고인들이 범행 후 반성 없이 사건을 정치의 장으로 끌고 가 국민 분열을 야기·조장한 점도 불리한 양형요소임에도 원심은 이를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은 원심에서는 변론종결 기한에 따른 소송지휘로 인해 새로 수사해 획득한 증거 상당 부분이 제출되지 못하는 특수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인기 작전을 통한 비상계엄 요건 조성 관련 증거가 대표적인 예다.

특검은 “항소심에서는 노상원 수첩 외에도 비상계엄 준비 시기와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증거를 적극 제출해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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