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특검 기소에 엄희준 검사 "문지석 복수 대리 역겨운 기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27일, 오후 05:13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으로 관봉권 쿠팡 특별검사팀에 기소된 기소된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특검 기소는 문지석의 욕구를 대리배설해주는 더럽고 역겨운 기소”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쿠팡 수사 무마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특별검사팀 사무실 빌딩에서 기소 처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엄 전 지청장은 “옛날에 안기부가 사건을 조작하듯 증거를 조작해서 기소한 것”이라며 “안기부는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이 사건은 문지석의 사적 복수를 대신해주기 위해 공적인 특검이 법리와 증거를 무시하고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부천지청의 불기소 결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엄 전 지청장은 “1심에서 부천지청과 같은 논리로 무죄가 선고됐고, 최근 선고된 항소심에서도 같은 논리로 무죄가 선고됐다”며 “법원에 의해 두 번이나 부천지청의 결정이 옳다고 확인된 사건이 왜 잘못된 결정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가 쿠팡과 유착된 증거가 단 하나라도 나왔느냐”며 “쿠팡과 유착되지 않고 법리 판단을 한 것이 어떻게 죄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임검사의 의견에 관해서도 반박했다. 엄 전 지청장은 “신가현 검사가 저와 개별 면담하기 8일 전에 이미 주위 동료 검사와 지인들에게 ‘이 사건은 기소하기 어렵다, 대검에서도 무혐의라고 하고 내가 봐도 무혐의’라는 문자를 보냈다”며 “주임검사의 의견은 저와 면담하기 전부터 이미 무혐의 심증이었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임검사도 무혐의가 맞다고 했고, 법원도 무죄를 선고했고, 쿠팡과 유착된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주임검사 의견대로 처리하라고 한 것을 직권남용이라고 기소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김동희 전 차장검사의 보고서 대필 의혹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엄 전 지청장은 “문지석 부장이 잘못된 지휘를 하고 있고 주임검사가 소신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서서 조정하고 사건을 올바르게 처리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차장검사”라며 “후배가 해야 할 일을 선배가 대신 해줬다는 게 죄가 된다면 죄가 되지 않을 게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상급자가 하급자의 어려움을 위해 보고서를 도와주는 것이 죄가 된다면 그것은 직권남용을 완전히 왜곡하는 기소”라며 “이 어이없는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통탄스럽다”고 했다.

엄 전 지청장은 특검이 최초에 문제를 삼았던 ‘보고서 증거 누락’과 ‘김동희 차장의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는 결국 기소하지 못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그 두 혐의 중 어느 하나도 기소되지 않았다. 그것만 봐도 문지석 부장이 거짓말로 저희를 무고했다는 것이 밝혀진 것 아니냐”며 “증거가 없으니 기소하지 못한 것이고, 뭐라도 기소하려다 보니 김동희 차장이 후배 보고서를 대신 써준 것을 트집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증 혐의와 관련해서는 “3월 5일 회의 관련 출입 내역이 오전이 아닌 오후에 있다고 위증이라고 하는데, 당시 지청장실이 있는 2층 스크린도어는 개방된 경우가 많아 출입증 태그 없이도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었다”며 “이 사건이 불거지기 3~4개월 전에 이미 3월 5일 회의가 개최되었다고 기재된 보고서가 존재하고 포렌식으로 사후 조작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된다”고 강조했다.

특검을 향한 무고 수사 촉구도 빠지지 않았다. 엄 전 지청장은 “제가 고소를 했는데 고소인으로서 무고에 대한 보충 조서조차 받지 않고 아무런 수사도 하지 않았다”며 “이것만 봐도 이 특검이 얼마나 편향적이고 왜곡되게 수사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그동안 언론 접촉을 자제하며 사법 절차를 신뢰했던 것이 “특검 측에 만만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전략적 실패였다”고 인정하면서 “앞으로는 두 번 다시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잃을 것이 없다. 법정뿐만 아니라 법정 밖에서도 모든 것을 걸고 이 부당한 조작 기소에 끝까지 싸우겠다”며 “단순히 무죄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이렇게 조작 기소를 한 특검에 대해 모든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검팀은 엄 전 지청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 차장검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청장과 차장검사로 각각 근무하면서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주임 검사에 불기소 처분을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 또는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문지석 당시 부장검사의 의견을 묵살했으며, 이에 따라 문 검사의 정당한 수사 권리가 침해당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2023년 5월 퇴직금품 지급 관련 규정을 ‘일용직 근로자도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만 제외’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다.

근무 기간 중 하루라도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하인 날이 끼어있으면 퇴직금 산정 기간을 이날부터 다시 계산하도록 해 ‘퇴직금 리셋 규정’이라고도 불렸다.

이로 인해 퇴직금을 받지 못하게 된 근로자들은 노동청에 쿠팡을 신고했다. 사건을 조사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작년 1월 검찰에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러나 사건을 검토한 부천지청은 쿠팡의 근로자들은 상용직이 아닌 일용직에 해당해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문 검사는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엄 전 지청장과 김 차장검사가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쿠팡 측이 전관 변호사를 앞세워 김 검사에게 사건 관련 청탁을 하고, 수사 정보를 일부 넘겨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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