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더위가 기승이던 7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A 씨는 난데 없이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폭행을 당했다.버스정류장에 같이 서있던 60대 여성 김 모 씨가 갑자기 "뭘 봐"라며 시비를 걸고는 다짜고짜 주먹으로 A 씨의 등을 두 차례 가격한 것이다.
A씨는 너무나 놀라 지인에게 연락했고, 이러한 사실을 전해 듣고 온 B씨와 함께 이를 따지기 위해 김 씨를 뒤쫓아갔다. 그러자 김 씨는 가지고 있던 총길이 90㎝의 장우산을 치켜들고 휘두르며 때릴 듯한 행동을 보이면서 이들을 위협했다.
조사결과 김 씨의 만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김 씨는 앞서 지난해 3월 28일 오전 9시 40분쯤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버스정류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에서, 탑승을 위해 버스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태그하고 있던 C 씨가 잠시 머뭇거리자, 자신이 들고 있던 지갑으로 C 씨의 손등을 두차례 가격했다. 이어 버스 안으로 들어간 김 씨는 팔꿈치로 C 씨의 몸을 한차례 쳐 폭행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두 달여 뒤인 6월 4일에도 일산동구의 한 시내버스 안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앞좌석에 앉아 있던 D 씨의 정수리를 장우산 끝부분으로 약 5번 휘둘러 내리친 혐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성화 판사는 지난해 11월 14일 폭행, 특수협박, 특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모두 일면식 없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피고인의 정신건강상태를 고려하더라도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매우 많다"며 "이 법정에서 재판장을 상대로도 욕설과 협박성 발언 등을 했는바 개전의 정상이 없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 할 것"이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김 씨는 1심 판결에 대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지숙 장성훈 우관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김 씨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봤다.
다만, 양형부당에 대한 김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13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김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에 대해 △죄질이 불량한 점 △다수의 동종 전과가 있는 점 △피해자들에 대해 별다른 피해회복을 하지도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김 씨가 조현병 등으로 인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측면이 있어 보이는 점 △피해자들의 피해 정도가 그다지 중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김 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k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