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입찰 담합' 아파트 시스템가구 업체들 1심 유죄

사회

뉴스1,

2026년 3월 03일, 오후 02:55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 뉴스1 김성진 기자

아파트 시스템 가구 입찰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가구업체들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3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동성사·스페이스맥스에 각각 벌금 8000만 원, 쟈마트에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동성사·스페이스맥스 대표는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쟈마트 대표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된 별도 사건에서는 동성사·스페이스맥스·제이씨와 각 회사 대표에게 전부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의 입찰 담합 행위에 적용된 혐의 가운데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의 시스템 가구 설치 행위가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규율하는 '건설공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시스템 가구 설치 작업은 일반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가구를 구입해 나사 고정 등을 설치하는 작업과 비교할 때 특별히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며 "단순 시공조차 건설공사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체계적·논리적 해석이라고 볼 수 없고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가운데 일부 발주처 관련 입찰 부분은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됐고, 나머지 담합 부분은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민간 입찰 공정성에 관한 신뢰와 시장경제 원리, 소비자 보호 등을 저해하는 것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상당히 장기간 관행적으로 범행했고, 동성사·스페이스맥스는 담합 회사들과 대가로 수억 원을 수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은 대형 건설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입찰구조가 불합리하게 운영됐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도 발주처에 실질적으로 가격결정권이 있었고, 부당이득이나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동성사·스페이스맥스·쟈마트 3개 사와 각 대표는 2012년 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총 10곳의 건설사가 발주한 시스템 가구 입찰 총 105건에 대해 사전에 낙찰자 또는 투찰 가격을 합의한 후 입찰에 참여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입찰 105건의 낙찰 금액은 1203억 원 규모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동성사·스페이스맥스·제이씨와 그 임직원들은 2016년 4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시스템 가구 입찰 2건에 대해 담합을 하면서 들러리 입찰을 서달라는 청탁을 하고 대가로 총 10억5561만 원을 제공하거나 수수했다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별도 기소됐다.

이들은 들러리 입찰을 서달라고 청탁하면서 공사 현장에서 예상되는 수익금 중 일부를 지급하거나 낙찰 예정 업체에 대가를 지급하고 해당 낙찰 순위를 변경 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saem@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