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이돌의 퍼블리시티권 침해, 첫 시정명령 부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05일, 오전 10:42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한류에 편승해 인기 아이돌의 명칭 및 초상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등 퍼블리시티권 침해 사건에 대한 지식재산 당국의 첫 시정명령이 나왔다.

아이돌 그룹 소속 아티스트 41명의 예명 및 초상이 무단으로 사용된 상품. (사진=지식재산처 제공)
지식재산처는 아이돌 그룹 세븐틴, 보이넥스트도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스파, 아이브, 라이즈 등의 명칭과 초상을 무단으로 사용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굿즈를 제작·판매한 4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 업체에게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해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퍼블리시티권(인격표지권)은 개인, 유명인의 성명·초상·이미지 등 인격표지가 갖는 경제적 가치를 보호하는 권리이다. 이번 조치는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굿즈 판매 행위에 대한 최초의 시정명령으로 KPOP 산업 전반에 대한 ‘무임승차 행위 불가’라는 엄정한 법 집행 의지를 담고 있다.

그간 지식재산처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세종·시흥·부천·김해 등 오프라인 판매처 4개소와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행정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세븐틴, 보이넥스트도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스파, 아이브, 라이즈 등 총 6개 아이돌 그룹 소속 아티스트 41명의 예명 및 초상이 무단으로 사용된 상품이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업체들은 지난해 4월 피해자 측에 퍼블리시티권 침해 중단을 약속했지만 침해 행위를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판매 중인 상품은 포토카드, 학생증형 카드, 스티커 등 총 5종이다. 동일 디자인의 중복 재고를 포함할 경우 전체 판매 규모는 수천장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퍼블리시티권 침해행위는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행정조사를 통한 행정적 제재, 민사상 손해배상 및 금지청구가 가능하다. 아이돌 그룹의 명칭이나 이미지 등 핵심 경제적 자산을 정당한 허락 없이 상품 판매에 이용하는 행위는 해당 아티스트와 소속사의 이익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를 크게 해칠 수 있어 공정한 거래질서에 반하는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시정명령 제도는 아이디어 탈취, 퍼블리시티권 침해 등 부정경쟁행위에 대해 신속한 권리구제와 시장질서 회복을 위해 2024년 8월 도입된 제도로 법 위반 행위의 중단 및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시정명령을 받은 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어 실효적인 집행 수단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시정명령에는 △법 위반 상품의 즉각적인 판매 중단 △판매를 위해 보유 중인 관련 상품의 폐기 △향후 동일 또는 유사한 방식의 판매 행위 금지 △부정경쟁행위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이수 등이 포함됐다. 김용훈 지식재산처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은 “KPOP 등 K컬처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아티스트의 퍼블리시티권을 비롯한 지식재산권 보호가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아이돌 그룹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해 명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굿즈의 판매 행위를 엄정히 단속하는 등 부정경쟁행위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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