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권섭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및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사무소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은 CFS가 일용직 근로자 40명에게 총 1억 2494만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로 CFS 엄성환 전 대표이사(54)와 정종철(56) 대표이사와, CFS 법인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수사 결과 CFS는 취업규칙 변경(2025년 5월 26일) 이전인 같은 해 4월 1일경 내부적으로 ‘일용직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시행하면서 일용직 근로자의 계속 근로성을 부정하고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일방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유권해석이나 외부 법률 자문을 전혀 거치지 않았고, 근로자 의견 청취도 없었으며 시행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당시 이 제도개선안 시행으로 연간 44억원 상당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내부 추산됐던 사실도 밝혀졌다.
안 특검은 “쿠팡 근로자의 상용성과 대표자의 고의성 등 범죄혐의 입증에 주력하여 전직 대표뿐만 아니라 현직 대표까지 인지해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엄희준(52)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51) 차장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에 따르면 두 사람은 공모해 2025년 4월 18일경 쿠팡 퇴직금 사건 주임검사에게 “대검 보고 진행 사실을 문지석 부장에게 알리지 말라”고 지시했다. 직상급자인 부장검사를 의사결정 라인에서 배제(이른바 ‘패싱’)하도록 지시해 부장의 이의제기권과 지휘·감독권 행사를 방해한 것이다.
앞서 부천지청은 이듬해 4월 28일 CFS 대표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고, 이 처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특검 수사가 시작됐다.
엄 전 지청장에게는 위증 혐의도 적용됐다. 그는 2025년 10월 23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무혐의 지시를 한 적 없다”고 증언했으나 이는 허위라고 특검은 판단했다. 또 “2025년 3월 5일 부장·차장과 회의에서 문 부장이 무혐의에 동의했다”고도 했지만 해당 회의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해 기소했다.
안 특검은 “피고인들과 쿠팡 관계자·변호인들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쿠팡 측이 사건 처리 전부터 일부 피고인의 의견이 무혐의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는 등 유착 관계를 의심할 만한 객관적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참고인의 비협조로 포렌식 절차를 완료하지 못해 유착 관계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의 또 다른 핵심인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에 대해 특검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2024년 12월 건진법사 전성배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5000만원 한국은행 관봉권의 비닐 포장과 띠지가 훼손·폐기된 것은 주임검사실 측의 압수목록 부실 기재와 ‘원형보존’ 범위에 관한 불명확한 의사 전달, 사건과 담당자의 형식적인 대조, 양측 간의 인식 차이와 소통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업무상 과오’라는 것이다.
안 특검은 “한국은행과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 35개 영업점을 상대로 수색 검증 및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관봉권의 유통과정을 일일이 확인했다”며 “건진법사 전성배를 포함해 담당 수사 검사와 지휘부 검사, 전 검찰총장, 담당 수사관 등에 대한 광범위한 소환조사를 통해 고의 폐기 및 은폐 의혹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바 ‘윗선’의 폐기·은폐 지시 등 의혹을 증명할 만한 뚜렷한 정황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다만 ‘절차 미비’ 내지 ‘업무상 과오’로 인해 증거물 인수인계 및 보관 과정에서 검찰의 압수물 부실 관리와 심각한 보고 지연 등 기강 해이가 있었음은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검은 관봉권 포장에 남아 있던 지문 등을 통한 자금원 추적 가능성이 소실됐고, 검찰의 압수물 부실 관리 및 심각한 보고 지연 등 기강 해이가 확인됐다며 비위행위자들에 대한 징계 사유를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검은 △압수물 수리 전 검사의 서면 지휘 의무화 △특수 압수물 수리 시 검사실·담당자 공동 대조·확인 절차 명문화 △선임 수사관 배치 또는 팀장·과장 승인 의무화 등 실질적 관리 시스템 마련 △수리 과정 폐쇄회로(CC)TV 설치 및 영상 보관기간(현행 30일) 연장 등 압수업무 시스템 전반의 개선을 권고했다.
안 특검은 “오늘부로 특검 수사는 종결됐지만 앞으로는 기소한 사건의 공소유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시간상 제약과 엄격한 수사절차 준수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미처 밝혀내지 못한 부분은 상설특검법이 정한 바에 따라 관할 지방검찰청에 이첩해 계속 수사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수사 종료에 따라 특별검사보·파견검사·특별수사관 등을 공소유지 체제로 재편하고, 미처리 사건은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