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암세포 생존 원리 규명…“백혈병 치료 새 패러다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05일, 오후 02:19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고려대 연구팀이 백혈병 세포의 생존 원리를 규명했다. 대학 측은 백혈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제1저자인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이재웅 교수, 교신저자를 맡은 예일대 마커스 뮈셴 교수(사진 제공=고려대)
고려대는 이재웅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 성과를 거뒀다고 5일 밝혔다.

백혈병은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면서 세포 내 증식 신호가 과도하게 커져서 발생한다. 세포 내 과도한 증식 신호가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식 신호가 과도하게 커질 경우 세포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 오히려 세포 사멸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의 백혈병 치료는 증식 신호를 강하게 차단, 암세포의 성장을 멈추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다. 암세포의 증식을 지속하게 만드는 기전을 충분히 밝혀내지 못해서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CD25 단백질에 주목했다. CD25는 원래 면역 신호 물질인 IL-2의 수용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CD25가 IL-2와 결합하지 않아도 작동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세포 내부에서 신호를 억제하는 단백질들을 끌어들여 스스로 증식 신호를 낮춘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CD25의 기능을 검증하기 위해 백혈병 세포와 동물 모델에서 CD25를 제거했다. 그 결과 암세포의 증식과 자기 재생 능력이 크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CD25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치료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모델에서도 암세포 제거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수용체가 리간드 결합 없이도 신호 전달에 관여해 암세포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이를 활용해 암세포가 의존하는 신호 전달 체계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과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저명 국제 학술지(Science Signaling) 2월 10일 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재웅 교수는 “향후 사이토카인 수용체와 면역관문 인자 등 면역조절 수용체들의 숨겨진 비정형적 기능을 규명해 항암 면역반응을 증강하고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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