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송파구 한 동물병원 입원장에 비둘기가 입원해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지난 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동물병원 입원실. 입원 치료를 받는 개와 고양이 사이 케이지 하나에 낯선 환자가 눈에 띄었다. 도심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였다.
이 비둘기는 약 두 달 전 한 시민의 손에 구조돼 병원을 찾았다. 동물병원 원장 김모 씨에 따르면 당시 비둘기는 평소 동물병원에 고양이 진료를 보러 오던 보호자가 운영하는 카페 문으로 절뚝거리며 들어오더니 보호자 눈앞에서 그대로 쓰러졌다.
김 원장은 "카페로 들어온 비둘기가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한 채 절뚝거리다가 갑자기 픽 쓰러졌다고 한다"며 "보호자가 다른 동물병원에서는 받아주지 않을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해 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울 송파구 소재 동물병원 원장이 비둘기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동물병원에서 직접 만든 비둘기용 넥카라 © 뉴스1
평소 특수동물 진료를 함께 하고 있던 김 원장은 비둘기 진료를 맡기로 했다. 검진 결과 다행히 골절은 아니었지만 근육과 인대 손상으로 인한 다리 파행이 확인됐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였고 이에 따라 무리에서도 도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치료는 진통제와 소염제 처치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다리 회복을 돕기 위한 레이저 치료가 병행됐다. 발견 당시 함께 확인된 피부염 치료도 함께 이뤄졌다.
며칠 치료와 관리 끝에 비둘기의 상태는 눈에 띄게 호전됐다.
"편하다 구구~"…서울 송파구 소재 동물병원 원장이 시민의 구조로 입원한 비둘기 다리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김 원장은 "지금은 아주 건강해져 병원 안을 날아다닐 정도"라며 "어느 날은 진료실로 날아와 제 책상 위에 앉아 있길래 붙잡아 다시 입원장에 넣기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건강을 회복한 비둘기는 두 달이 지났어도 퇴원하지 못한 상태다. 구조한 보호자의 부탁 때문이다.
김 원장은 "현재 상태라면 바로 방사도 가능하지만 보호자가 겨울 추위를 걱정해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싶다고 요청했다"며 "조만간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둘기처럼 길에서 흔히 보이는 동물들은 다치거나 아파도 대부분 그냥 지나치거나 지자체 신고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처럼 시민이 측은지심으로 구조하고 치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한 일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또 "수의사로서 위기에 처한 생명을 돌볼 수 있었던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며 "이 비둘기가 다시 건강하게 날아가 야생에서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시민의 구조로 입원 치료를 받은 비둘기는 건강을 회복해 방사를 앞두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badook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