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일시 잘못 기재된 소환장 송달…대법 "절차 위반, 다시 재판"

사회

뉴스1,

2026년 3월 08일, 오전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5.12.18 © 뉴스1 김영운 기자

법원에서 피고인에게 송달한 소환장에 일시가 잘못 적혀 피고인이 출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판결 선고가 이뤄졌다면 불출석 재판을 규정하는 형사소송법상 절차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8년 9월 전남 순천의 한 카페에서 B 씨를 만나 "생활비가 필요하다"며 "월급을 받으면 바로 갚겠다"고 거짓말해 50만 원을 빌리는 등 2022년 8월까지 80회에 걸쳐 3억 96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가진 돈이 없이 채무가 많아 돈을 빌리더라도 정상적으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장기간에 걸쳐 인적 신뢰 관계를 이용해 B 씨로부터 금원을 편취하고, 일부 편취금은 주식 투자에 사용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B 씨에게 용서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항소했으나 2심은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형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이 판결이 뒤집혔다.

지난해 8월 20일 열린 2심 첫 공판기일에 출석한 A 씨에게 2심 재판부는 같은 해 9월 24일로 2회 공판기일을 정하면서 출석하라고 명령했다.

A 씨는 2회 공판기일에 불출석했고, 재판부는 기일을 연기하면서 3회 공판기일을 정해 A 씨에게 피고인 소환장을 발송했다.

A 씨는 3회 공판기일에 다시 불출석했고, 2심은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피고인의 출석 없이 재판을 열어 A 씨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형사소송법 제365조에서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않은 때는 다시 기일을 정하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런데 A 씨가 받아본 소환장의 일시란에는 3회 공판기일의 일시가 아닌, 2회 공판기일의 일시가 기재돼 있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한 방법으로 피고인의 소환이 이뤄지지 않았고, 소송절차에 관한 법령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대법은 "원심은 A 씨에 대한 소환장 송달이 유효하다고 보고,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A 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공판기일을 개정해 판결을 선고했다"며 "이를 지적하는 A 씨의 상고이유 있다"고 밝혔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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