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정 신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4 © 뉴스1 김성진 기자
이기정 신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한양대 총장)은 9일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자칫 잘못될 경우 중소 규모 사립대 100개 죽이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과장되지만 나오고 있다"며 "반드시 지역에 있는 중소 규모 사립대·공립대·국립대와도 연결돼 고등교육 생태계가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인근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취임 후 첫 교육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임기 중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성공적 정착'을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수도권 중심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고 국가 균형 성장을 이루기 위해 거점 국립대 9곳을 서울대만큼 좋은 교육 환경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교육부는 올해 8855억 원을 시작으로 5년간 총 4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거점국립대 9곳에 예산이 집중돼 주변 중소규모 대학의 정책 지원이 약화하거나 소외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교육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서울대 10개 만들기' 대신 모든 대학을 아우를 수 있는 다른 정책 네이밍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회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기본적 원칙은 지역의 균형 발전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라며 "9개 거점국립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지원되는 예산을 가지고 그 지역에 있는 대학들을 돕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개방적으로 했으면 한다는 생각이고 (대교협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협력해야 할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최대 관심사인 재정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대교협 발표에 따르면 대학 총장들의 주된 관심 영역(중복 응답)은 응답률 72.9%로 1위를 기록한 '정부·지자체 재정지원 사업'을 비롯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교육 63.6% △신입생 모집 및 충원 48.6% △교육 시설 확충 및 개선 40.7% 등으로 재정 관련이었다.
이 회장은 "모든 대학이 제일 관심 있는 건 역시 재정 문제"라며 "전임 양오봉 회장(전북대 총장)께서 굉장히 기초를 다지면서 숨통이 좀 트였는데 올해는 본격적으로 해서 좀 표가 나는 실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해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모든 대학교가 등록금 5%를 올렸을 때 물가 상승률은 0.075%로 영향력이 크지 않고 대학생 1인당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은 57.4%로 사실상 반값 등록금도 실현됐다"며 "대학은 학생들과 상의하고 또 토론해 (등록금 상한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하는데 구태여 정치권에서 관여해서 사학의 기를 꺾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190개교 중 60.5%(115개교)가 지난해보다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 사립대는 151개교 중 74.2%(112개교)가 전년 대비 등록금을 인상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대학 계열·전공 간 경계를 허무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이 회장은 "AI는 모든 학문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중화의 장'으로 공대뿐 아니라 인문대·사회대·예술 분야까지도 연결할 수 있다"며 "그동안 학과·단과대학 간 경계가 너무 강해 내부(대학 내)에서는 깨뜨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AI라는 외부적 힘으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대교협 회장에 취임해 2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한양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언어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4년부터 한양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23년부터 한양대 총장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을 도울 대교협 신임 회장단도 꾸려졌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 전민현 인제대 총장(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장), 정태주 국립경국대 총장(국가중심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 등이 각각 부회장을 맡는다.
kjh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