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사흘째 주유소마다 긴 줄…"여전히 비싸지만 풀 주유"

사회

뉴스1,

2026년 3월 15일, 오후 05:57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 주말을 맞은 15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3.15 © 뉴스1 김성진 기자

"비싸서 차를 안 끌고 다니는 중인데 내렸다 해서 오늘 가서 풀로 넣으려고요."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를 돌파한 뒤론 장 볼 때 등 필수적일 때를 제외하곤 운전을 자제했다는 운전자 배 모 씨(27·여)는 "집 근처 주유소가 비싸 봐야 1675원이었는데 너무 올라서 못 넣다 3월 초 이후 다시 운전을 좀 할 예정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배 씨의 집 인근 주유소는 최근 휘발유 가격을 1750원대로 내렸다.

중동 지역 위기로 급등한 유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사흘째인 15일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 등이 내리며 주유를 미루던 운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고시된 1차 최고가격은 1리터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실내등유는 리터당 1320원이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휘발유 가격이 1790원대인 서울 동작구의 A 주유소에는 차량 대기 줄이 두 줄로 각 4대 이상 늘어섰다. 사장인 박 모 씨(67)는 "기름값을 내리고 나서 평소 나가던 양의 거의 2배가 나간다"며 "사람들이 언제 기름값이 오를지 모르니까 거의 가득 채워간다. 기름이 중간쯤 있어도 무조건 가득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A 주유소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 하루 100~150원가량 가격이 올라 휘발유 가격이 한때 2000원대까지 올랐다. 현재는 200~300원가량 떨어져 1700원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1780원대인 서울 서초구의 한 주유소에도 10분간 차량 14대가 멈춰 섰다. 해당 주요소 직원 B 씨는 "도움이 된다"며 "당연히 손님이 많아졌다. 본격적으로 손님이 늘었다고 하려면 다음 주가 돼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다만 B 씨는 아직 최고가격제로 인해 손해를 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직영점에 손님을 다 뺏길 순 없지 않나. 고객을 놓칠 수 없으니 이렇겐 팔아선 안 되지만 일단 낮게 받고 있다"며 "전에 받았던 재고에서 마이너스로 팔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50대 운전자 C 씨는 "워낙 비싸지만 그래도 좀 내려가서 너무 좋다"며 "더 올라갈 불안감이 없어 좋다. 전쟁이 오래가면 또 올라가겠지만 어쨌든 정부에서 기민하게 대응해 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오토바이 운전자도 "2000원대까지 올랐던 게 떨어진 게 아니냐"며 "오토바이는 '가득' 채워도 얼마 안 나오지만 그래도 내렸으니 낫다"고 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 주말을 맞은 15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3.15 © 뉴스1 김성진 기자

이란 전쟁의 여파로 유가 자체가 올라 큰 체감은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주유소에서 15만 원어치 휘발유를 가득 채워 주유한 운전자 이 모 씨(42)는 "몇몇 군데 가격이 떨어졌지만 평균적으론 크게 떨어졌다는 생각은 안 들고 여전히 가격이 높은 것 같다"며 "한 달에 기름값을 70만~80만 원 정도 쓰는데, 이전과 비교해 3만~5만 원가량 가격 차이가 난다"고 했다.

스쿨버스에 주유하던 김 모 씨(50대)도 "1569원 할 때부터 올라 지금 1900원대까지 올라와 예전에 7만 원쯤 주유하던 것이 지금은 10만 원 돈"이라며 "버스는 기름을 이틀엔 한 번씩 넣어야 해서 별 체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하가 장기적으론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A 주유소의 박 씨는 "전쟁이 장기화돼 재고가 거의 바닥날 경우 옛날 '요소수 파동'처럼 기름 재고가 부족해질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주유소들이 먹고 살아야 하는 화물, 택배 차량들에 요소수를 숨겨놨다 몰래 줬었다. 그런 사태가 나지 않게 생계형 차량에 대해서만 특혜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1리터(ℓ)당 1840.85원으로 전날보다 4.46원 하락했다. 경유도 1리터(ℓ)당 1842.06원으로 전날 대비 5.85원 떨어졌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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