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법왜곡죄' 경찰·공수처 누가 맡나…수사 첫발부터 '혼란'

사회

뉴스1,

2026년 3월 17일, 오전 06:00

'법왜곡죄' 1호로 고발된 조희대 대법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6.3.16 © 뉴스1 오대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법을 왜곡한 혐의로 고발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를 어느 기관이 담당할지를 두고 난맥상이 벌어지고 있다.

기관의 설치 취지를 고려하면 고위공직자에 대한 우선 수사권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있지만, 신설된 법왜곡죄가 공수처 수사범위에 포함되는지가 현재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을 법왜곡죄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이 법 시행 첫날인 12일 경찰과 공수처에 각각 접수됐다.

법왜곡죄는 판사·검사 등이 권한을 이용해 법령을 잘못 적용하거나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현행법상 법관을 대상으로 한 법왜곡죄 고발이 경찰과 공수처에 동시에 접수된 경우 어느 기관이 우선해 수사할지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혐의를 발견하면 공수처에 이첩해야 하지만, 판사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다.

공수처 수사범위에 법왜곡죄가 포함되는지 불명확하다는 시각도 있다. 공수처는 현행법상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를 수사할 수 있는데, 신설된 법왜곡죄는 형법 제123조의2에 해당한다.

이를 두고는 공수처의 수사범위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사가 가능하다는 시각과 수사범위를 규정한 법이 법왜곡죄 신설 이전에 제정됐기 때문에 법 개정 전까지는 수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직권남용 등 다른 범죄와 함께 (수사기관으로) 들어오게 되면 관련범죄성을 검토해 수사할 수 있다"면서도 "다른 범죄 없이 법왜곡죄만 (고발이) 들어왔을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보니 두 수사기관은 각각 별도 사건을 들고 수사를 준비 중이다. 경찰은 조 대법원장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배당했다. 당초 고발인 주소를 고려해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사건을 맡겼다가 피의자가 고위공직자인 점, 수사의 용이성 등을 고려해 담당을 바꿨다.

전날 열린 경찰청 정례브리핑에서 경찰 관계자는 "초기인 만큼 법리 검토할 것"이라며 "시도청에서 준비하고 본청에서도 법리를 검토하며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조만간 조 대법원장에 대한 법왜곡죄 고발 사건을 담당할 부서를 배당할 예정이다.공수처가 배당을 마치면 동일한 피의자에 대한 중복 수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두 기관은 어느 기관이 사건을 맡아 수사할지 본격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법제처의 유권해석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사건을 맡는 기관이 현직 대법원장을 제1호 법왜곡죄 고발 대상으로 직접 수사하게 된다는 점,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놔도 정치적 논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 기관이 서로에게 사건을 넘기는 핑퐁 양상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 대법원장의 이 대통령 사건 심리와 관련해 다른 혐의로 이미 고발이 이뤄진 점도 변수다. 지난해 5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 환송 직후 시민단체들은 조 대법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 고발했는데, 직권남용은 공수처 수사범위에 포함된다.

공수처는 이미 해당 고발 사건을 수사 1·3·4부에 나눠 배당해 수사 중이다. 이처럼 동일 사건을 다른 혐의로 들여다보는 상황 또한 향후 경찰과의 수사 조율 과정에서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법왜곡죄로 고발됐다. 고발 취지는 7만여 쪽에 달하는 이 대통령 사건 종이기록을 검토하지 않고 판단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타인(이 대통령)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지난해 5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이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이 대법원에 소송기록을 송부한 지 34일 만이자, 대법원이 이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한 지 9일 만에 결론을 내리면서 일각에서는 이례적인 속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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