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중대재해법 근로자 수, 개별 공장 아닌 '기업 전체'로 산정"

사회

뉴스1,

2026년 3월 17일, 오후 12: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자 수는 개별 공장이 아니라 기업 전체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를 받는 플라스틱 제조업체 대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제조업체 B 사는 벌금 5억 원을 확정받았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작업총괄자는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다.

이들은 2022년 3월 충남 서천에 있는 B 사 서천 2공장에서 안전 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아 20대 노동자 C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C 씨는 작업총괄자의 지시를 받아 인화성 액체로 세척한 컨덕터를 항온항습기에 넣어 건조하던 중 내부 폭발로 튕겨 나온 69.1㎏ 철문에 머리를 맞아 뇌간기능부전으로 사망했다.

1심은 작업총괄자에게 징역 1년,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회사에는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작업총괄자의 형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하는 대신 대표와 회사의 책임을 더 무겁게 판단했다. 2심은 대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회사에는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2심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그 결과를 초래한 직접 행위자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본질을 보지 못한 것"이라며 "재해는 안전 인력이나 예산 확보 같은 기본적 시스템 정비에서부터 현장의 구체적 의무 위반에 이르기까지 여러 원인이 중첩돼 발생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위험 전체를 평가·관리하는 것은 경영책임자 내지 사업주 몫"이라면서 "그러나 A 씨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이행한 흔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상고심에서 A 씨와 회사 측은 사고가 발생한 서천 2공장의 상시 근로자 수가 50명 미만이므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도 펼쳤으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에서 말하는 사업·사업장이 '경영상 일체를 이루며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사회적 활동 단위'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본사·지점·공장 등이 분리돼 있더라도 인사와 노무 관리, 재무·회계 등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기업 전체 조직의 상시 근로자 수를 합산해 법 적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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