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 2026.1.21 © 뉴스1 박지혜 기자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항소심 재판에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부장판사 이승철 조진구 김민아)는 1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의 2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조 전 원장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조 전 원장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에 반대한다고 생각하게 된 상황이나 말, 행동에 대해서 떠오르는 대로 진술해달라'는 재판부 질문에 "한 전 총리는 걱정스러운 모습이었다"고 답했다.
조 전 원장은 또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기 입장이 맞다며 계속 주장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드물었는데, 그 당시 분위기 자체가 앉아 있는 사람들 아무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찬성하지 않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총리는 걱정에 대한 이야기뿐이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날 밤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에 찬성했을 거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당시 국무위원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거나 적극적인 말은 안 한 것 같은데, 한 전 총리가 만류했다고 생각하고 증언하는 건 비상계엄 선포를 해선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증인의 판단이 개입돼 한 전 총리도 만류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조 전 원장은 "최소한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선포해도 괜찮겠다고 찬성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확신하고, 반대하는 입장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조 전 원장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신 전 실장도 유사한 취지로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한 전 총리도 굉장히 반대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도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한 전 총리는 경제 관련한 어려움과 대외신인도를 얘기하면서 지금 계엄해선 안 된다고 반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또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를 소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취지를 묻는 질문에는 "한 전 총리의 1심 판결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헌법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건의한 것이 내란의 외관을 갖춰주기 위한 행위로 판단할 수 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팀에게 한 전 총리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받았다는 비상계엄 관련 지시 사항이 담긴 문건 내용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는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국무회의 심의 외관 형성과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관련 부작위범으로도 기소한 것인지, 맞다면 중첩되는 사실관계에 대해 작위범과 부작위범이 동시에 성립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의견을 밝혀달라고 했다.
형법에선 부작위범에 대해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의 행위로 인해 위험 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 발생을 방지하지 않은 때에 발생된 결과에 의해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사전에 견제·통제할 수 있는 국무회의 부의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24년 12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후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계엄 선포 문건에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각각 서명하고 이를 폐기하도록 요청한 혐의가 있다.
지난해 2월 20일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의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12·3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한 전 총리에게 중형인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