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1만 회 인출로 수수료 1000만원 챙긴 업주들…대법 "사기 인정"

사회

뉴스1,

2026년 3월 18일, 오전 06:00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5.12.18 © 뉴스1 김영운 기자

ATM(현금자동화기기)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반복적으로 현금을 인출해 은행이 수수료를 지급하게 했다면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업무방해·사기 혐의를 받는 ATM 가맹점주 A·B 씨에게 각각 벌금 400만 원, 6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B 씨의 동거인도 벌금 400만 원이 확정됐다.

ATM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부가통신사업자(VAN) C 사는 2017년 카카오뱅크와 계약을 맺고, ATM 기기와 은행을 연결해 금융거래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거래당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했다.

당시 카카오뱅크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체크카드 이용 고객의 ATM 수수료를 면제하는 대신 해당 수수료를 직접 C 사에 지급했다.

이때 C 사와 ATM 이용계약을 맺은 안마시술소·마사지업소 운영자 A·B 씨는 2018년 5~6월 수수료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현금을 8000~1만 회 반복 인출해 카카오뱅크가 800만~1000만 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급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예금을 인출한 것일 뿐 ATM 기기에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시스템 오류를 이용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심은 피고인들이 카카오뱅크 담당자에게 오인·착각을 일으켜 적정한 입출금·수수료 정산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들의 기망 행위로 카카오뱅크 담당자가 수수료 지급을 한 점을 인정하며 사기 혐의도 유죄로 봤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우선 컴퓨터를 통해 재산 변동이 자동 처리되는 경우 사람에 대한 기망이 없다면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기존 법리를 전제로 들었다.

다만 컴퓨터 등에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라도 그 결과 사람을 착오에 빠뜨려 재산을 처분하게 했다면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은 업무방해죄의 위계, 사기죄의 기망 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면서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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