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나흘 앞둔 1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연 무대 설치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 대규모 통제와 시설 운영 제한이 이어지면서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된 이상 BTS 컴백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18일 광화문광장에는 BTS 공연 무대 설치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곳곳에서 통제가 이뤄졌다. 광장 4면과 광화문역 9번 출구 슬로프 입구를 따라 가슴 높이의 철제 펜스가 둘러쳐졌고, 곳곳에는 통행 제한과 우회 동선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됐다.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 씨(45·여)는 "원래는 세종문화회관 지하 주차장에서 광장을 가로질러 바로 가곤 했는데 지금은 두 배 더 걷는 느낌"이라며 불편을 호소했다. 일부 시민들은 공사 인부에게 길을 묻거나 임시 통로를 따라 이동하기도 했다.
행사 지원에 나선 인근 시설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광화문 인근 한 교회 관계자는 "시 요청으로 화장실을 행사 종료 이후인 오후 9시 30분까지 개방할 예정"이라면서도 "행사 이후 정리와 청소를 추가로 해야 해 다음 날 주일 예배 준비에 일부 차질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취지로 지원하는 것이지만 차량 운행 등 여러 부분에서 불편이 예상된다"고 털어놨다.
서촌에서 60년 가까이 거주하며 식자재 가게를 운영하는 이 모 씨(76·여)는 생업 차질을 우려했다. 이 씨는 "토요일 새벽 가락동 시장에 가서 물건을 떼와야 하는데 26만 명이 몰리면 통행이 언제부터 막힐지 알 수 없다"며 "통제가 일찍 시작되면 영업에 큰 불편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왜 광화문에서 공연해야 하느냐. 주민 의견도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BTS(방탄소년단) 컴백 라이브 ARIRANG(아리랑)을 앞둔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무대 설치 관련 스태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3.16 © 뉴스1 안은나 기자
BTS도 보상해라?…법조계 "허가된 행사, 배상 어렵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하루쯤 참으라는 통보식에 가깝다", "피해를 주면서까지 공연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공연장을 빌렸어야 한다", "이런 사태는 BTS 스스로 거절했어야 맞다고 생각한다. 모든 국민이 다 팬은 아니지 않나" 등 반응이 이어졌다.
문화시설 운영 차질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은 공연 당일 휴관하거나 운영을 단축한다. 이에 대해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이 전시도 함께 보면 좋지 않나"라는 반응도 있었다.
통제에 따른 보상 문제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블랙핑크 리사가 2024년 7월 태국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거리 통제를 진행하면서 상점들에 약 한 달 치 급여의 보상금을 지급한 사례가 재조명되며 "BTS 공연도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는 쉽지 않다고 봤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BTS 공연은 서울시의 적법한 허가를 받아 진행되는 행사로, 단순한 영업 차질이나 통행 불편만으로는 손해배상 청구가 쉽지 않다"며 "광화문과 같은 도심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만큼 인근 상인이나 시설은 이를 감수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물 출입 자체가 전면 통제돼 정상적인 영업이나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면 예외적으로 손실보상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평균 매출이나 임차료 등을 기준으로 보상 여부가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또 양 변호사는 "보상이 이뤄지더라도 공공 행사에 따른 간접적 이익 등을 고려해 인정 범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BTS(방탄소년단) 컴백 라이브 ARIRANG(아리랑)을 앞둔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도로 통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2026.3.16 © 뉴스1 안은나 기자
한편 팬들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팬들은 광화문 일대에 설치되는 무대를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공연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이들은 '경복궁 라이브캠' 유튜브 영상과 경찰청 교통정보 CCTV, 서울시 '라이브 서울' 서비스 등을 통해 무대 설치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팬들은 "무대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한국에 살고 싶다", "하룻밤 사이에 무대가 변하고 있다" 등 들뜬 모습을 보였다. 한 외국인이 "왜 무대가 도로 바로 옆에 있냐"고 묻자, 다른 팬은 "걱정 마. 도로는 폐쇄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서촌에서 50년 가까이 거주한 임 모 씨(71·여)는 "인근 주민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겠지만 우리나라를 알리는 행사이니 좋게 생각하고 싶다"며 "고작 하루인 만큼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 직장인 최 모 씨(34·여)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시민들의 마음도 이해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한 도시 홍보나 경제적 효과도 분명하다고 본다"며 "또 한 번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지나친 비판보다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0대 남성 서 모 씨는 "이왕 하는 거 사고 없이 안전하게 잘 마무리하고 외국 팬들도 좋은 추억 쌓고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