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7.31 © 뉴스1 김도우 기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 민성철 이동현)는 1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의 2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흰 셔츠에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날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소방청 간부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문건을 전달한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위증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원심은 이 전 장관이 수행한 임무가 소방청장에게 건 전화 한 통뿐이라며 유리한 양형 이유로 삼았는데, 임무 수행이 전화 한 통으로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살인을 위해 총을 한 번만 쏘거나 조직범죄에서 보스가 전화로 한 번만 살인을 지시했다면 유리한 양형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단전·단수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시민들이 반헌법적 비상계엄에 저항했고, 일부 군경이 소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해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사정을 유리한 양형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폭동 행위를 지시한 적 없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1심 징역 23년)와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1심 징역 12년)의 형량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헌문란의 목적을 인식할 수 없었고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 없다며 원심에 이어 2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직위에 있는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해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질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없다"며 "당시 국무위원들이 비상계엄을 위헌·위법하다고 인식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비상계엄 당시 소방청에 단전·단수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며 "허석곤 전 소방청장이 특검의 압박을 받는 과정에서 기소를 피하기 위해 진술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원심은 엄격한 증거에 의해 판단하기보다는 특검의 상상과 추측에 근거한 일방적 주장에 무게를 둬서 아쉽다"며 "국헌문란의 목적에 대해선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단전·단수 지시를 빵을 사 오라는 지시에 빗대며 "회사 사장이 비서에게 '경리과에서 돈을 갖다주면 빵을 사 오라'고 지시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경리과에서 돈을 주지 않아 잠자코 있었다면 (비서가) 빵을 사러 갈 마음을 먹은 것이 기수나 결과 발생이라고 볼 수 있나"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허 전 청장에게 단전·단수를 지시했는지가 2심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고 봤다. 또 이 전 장관에게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되는지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재판부는 또 "내란죄는 기본적으로 집합범이고 이론적으로 형법상 공범 규정 적용 여지도 없다"며 "가담한 사람들 사이에 공동정범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의문이 드는데, 범죄사실에는 '공모해'가 들어가 있어 검토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 측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 당시에 관련자들이 공동 피고인으로 기소돼 판단이 내려진 점을 참고해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4월 9일 윤 전 대통령을, 같은 달 15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결정했다.
shush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