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파기환송심 재판부 "독성물질 인과관계가 핵심"

사회

뉴스1,

2026년 3월 18일, 오후 07:15

'전국동시다발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 캠페인 및 기자회견. © 뉴스1 구윤성 기자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대표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18일 시작됐다. 가습기살균제에 포함된 독성물질의 인과관계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6-1부(고법판사 김종우 박정제 민달기)는 이날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가장 핵심적 쟁점은 메틸클로로아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성분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 같다"며 프레젠테이션(PT)에서도 해당 부분을 강조해달라고 요청했다. CMIT, MIT 등은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됐다고 지목된 독성물질이다.

또한 "CMIT, MIT,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단독 사용과 피해 사이 일괄적·구체적 인과관계 큰 쟁점으로 보인다"며 "이와 관련해 CMIT와 MIT가 폐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구체적으로 변론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해 "CMIT, MIT 제품 단독 사용 피해와 CMIT, MIT, PHMG 혼합 사용 피해가 구분될 수 있도록 공소 사실과 범죄 일람표를 구분해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관련 논문을 작성했던 교수의 증인 채택 여부에 대한 논쟁도 오갔다.

검찰은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만 접근할 수 있으면 증언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은 "과거 기억에 비추어 증언하는 증인신문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 없이 검찰 측에서 4월까지 증인 진술서를 제출하고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이 반박 의견서를 제출하는 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오는 5월 20일 최종 변론기일을 열고 7월 중 선고할 예정이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 관계자들은 CMIT과 MIT 등 독성 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하면서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98명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로 2019년 2월 기소됐다.

앞서 2016년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PHMG 등을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등을 기소했다. 신 전 대표는 2018년 1월 징역 6년이 확정됐다.

1심은 CMIT·MIT와 피해자들의 질환 사이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제품 복합사용 및 단독 사용 피해자그룹과 CMIT·MIT 간의 인과관계,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며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했다. 또 복합사용 피해자그룹에서 옥시 사건과의 공동정범 관계를 인정해 이 부분에서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도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2024년 12월 2심이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들의 사망 또는 상해 결과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또 복합 사용 피해자들에게 사망 또는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사정을 공동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동정범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2011년 4~5월 서울 한 대학병원에 출산 전후 산모 8명이 폐가 굳는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입원한 뒤 4명이 숨지며 세상에 알려졌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 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피해 지원 신청·접수자는 8058명이고 그중 1939명이 사망했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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