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둘 곳 없는 아미들 여기로 오세요"…무료 물품보관에 숙박·식사까지

사회

뉴스1,

2026년 3월 20일, 오후 03:03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광화문역 내의 물품보관함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 2026.3.20 © 뉴스1 유채연 기자
"여기도 닫혔네요. 근처 다른 보관함 어디 있나요."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는 벌써 짐 보관 등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외국인 방문객들의 모습이 확인된다.

서울교통공사는 폭발물 등 테러 방지를 위해 이날 오전 5시부터 공연 다음 날인 22일 오전 1시까지 광화문 광장 인근 17개 역사 내의 물품 보관함 이용이 제한되는 중이다. 폐쇄 대상은 종각역(1호선), 시청역(1·2호선), 종로3가역(1·3·5호선), 을지로입구역(2호선), 안국역(3호선), 경복궁역(3호선), 광화문역(5호선), 서울역(1·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2·4·5호선), 명동역(4호선) 등이다.

이날 오전 시청역에서 만난 6명의 중국 관광객은 "근처에 다른 보관함을 알고 있냐"고 물으며 큰 캐리어를 끌고 분주히 이동하고 있었다.

이 같은 불편을 고려해 서울시는 공연장으로부터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종로통합청사 부지에 임시 물품 보관소를 마련해 둔 상태다.

근처 사설 보관업체도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예약이 거의 마감됐지만, 경복궁역·종각역 등 외곽으로 가면 일부 이용이 가능한 곳도 있다. 외국인들이 즐겨 쓰는 수하물 보관소 찾기 앱 '바운스'를 통해 검색하자, 10곳 이상은 공연 전후 시간대로 아직 예약이 가능했다.

종각역 인근 보관업체를 운영한다는 강 모 씨(35·남)는 "외국인들이 지하철 보관함 이외 대안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시에서 관련 홍보를 해주면 대규모 행사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광화문 일대 상권에서도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한 식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식사 손님에게 무료 24시간 주차권과 무료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팬들이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며 선착순 무료 짐 보관을 내건 상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 한 주점이 내부를 BTS와 관련한 물품과 색상으로 꾸민 모습. 2026.3.20 © 뉴스1 유채연 기자

짐 보관 서비스는 아니지만, '무료 식사'나 '무료 숙박'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외국인들에게 남기려는 노력도 있다.

가게 내·외부를 보랏빛으로 꾸미고 '아미'를 맞을 준비를 마친 광화문 광장 인근 한 주점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날까 봐 고민 끝에 짐 보관은 안 하기로 했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려했다. 너무 본전 뽑을 생각보다는 진짜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관련 행사와 굿즈 나눔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 주점은 이날부터 이틀간 밤샘 영업도 한다. 가게 관계자는 "외국 살 때 '두유노 BTS'를 외국인한테 들어서 그때부터 (BTS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며 "저도 돈이 없어 봤고 숙소를 찾기 힘든 경험이 있어봐서 다들 재밌게 즐기고 좋은 인상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광화문 광장 인근의 한 평양냉면 가게는 공연 당일 평양냉면 1000그릇(약 1600만 원어치)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BTS를 응원하고 평양냉면을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정(情)의 나라'라는 좀 좋은 이미지를 외국 분들한테 심어줄 수 있지 않나"라며 "한국분들도 부담 없이 한번 드셔 보셨으면 좋겠다"이라고 덧붙였다.

인근의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 사장인 오 모 씨(32·여)도 "외국인들 오시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져가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친절은 항상 기본으로 깔려 있다"고 웃었다.

5호선 광화문역사 내의 편의점 사장인 김 모 씨(60대)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려 아무래도 좀 더 신경 쓴다"며 "(교통카드 충전은) 달러가 아닌 현금이 있어야 충전되는데 한 번에 2000~3000원 정도 돈을 외국인들이 빌릴 방법도 없지 않나. 그냥 내가 가져가라고 준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가게끔 신경 쓴다. 물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도 좀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저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 공연장 앞에 대만에서 온 아미(ARMY·팬덤명)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6.3.20 © 뉴스1 박지혜 기자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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