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중수청 연착륙 열쇠 '인력·시스템·리더십'…졸속 땐 '수사 공백'

사회

뉴스1,

2026년 3월 23일, 오전 05:30

© 뉴스1 김민지 기자

오는 10월 2일 출범을 앞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앞에는 수사 역량 확보와 시스템 정비, 리더십이라는 3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당초 여권의 목표보다 한 달가량 늦어지면서 짧아진 준비 기간도 공소청·중수청의 연착륙 여부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준비 부족 상태에서 출범할 경우 수사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수청 안 갈래" 타개책은…檢 수사 역량 이식 관건
법안 논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언급된 가장 큰 과제는 중수청의 수사 역량 확보다.

중수청이 맡게 될 6대 범죄(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범죄)는 검찰이 직접수사를 맡아온 영역을 포함하는 동시에 일부는 경찰 수사와 겹치는 분야다. 이들의 수사 노하우를 얼마나 중수청에 이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당장 인력 확보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11월 대검찰청 검찰제도개편 태스크포스(TF) 설문조사 결과 검사 910명 중 중수청 근무를 희망한 인원은 7명(0.8%)에 불과했다. 반면 공소청 근무 희망자는 701명(77%)에 달했다.

중수청법 부칙에는 출범 초기 검찰 인력의 이동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봉급과 정년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유인책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신분 보장 수준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커리어가 열리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검찰개혁추진단이 내놨던 '수사사법관'이 그나마 메리트가 될 수 있었는데, 수사관으로 일원화되면서 매력도가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공소청법 수정 막판 부칙에 포함된 전직 관련 조항은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공소청법 부칙 제7조 1항은 종전 검찰청 검사에 관해 '본인 의사를 존중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유사한 직무 내용의 상당 직급으로 중수청 등 다른 국가기관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여기에서 '존중'이라는 표현을 두고 본인 의사와 무관한 전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현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출범 초기부터 인력난과 경험 부족 논란을 겪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떠올리게 한다. 공수처는 첫 채용부터 매년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미진한 수사 성과 또한 매번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본관. 2025.12.7 © 뉴스1 이호윤 기자

틀은 만들었는데 세부 운영 체계 어떻게…새 둥지·킥스 연동도 과제
시스템 측면에서는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실제 운영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수청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간 수사 영역과 중복 사건에 대해 이첩 요청 등권한 배분의 큰 틀은 제시됐지만, 실제 조정 방안 등 세부 운영 기준은 여전히 미완성 상태라는 지적이다.

공소청과의 관계 역시 재정립이 필요하다. 다만 보완수사권 등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한 구체적 설계는 6·3 지방선거 이후 후속 논의로 미뤄지면서 수사·기소를 연결하는 구조 역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한 형사법 전문가는 "공수처가 인력난과 수사 성과 부진 논란을 겪은 배경에도 법 설계의 미비가 있었다"며 "수사기관 간 관계 설정이 불명확할 경우 실제 수사 과정에서 구조적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리적 기반 구축도 뒷순위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특히 3000명 규모의 초대형 기관으로 구성될 중수청이 어디에 자리 잡을지가 관심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청사를 그대로 활용하고 중수청은 별도 청사를 신축하거나 유휴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수사 인력 규모를 고려해 중수청이 검찰 청사를 사용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중수청의 수사 시스템을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에 연동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킥스는 법원·법무부·검찰·경찰·공수처 등 형사사법기관이 수사·기소·재판·집행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를 공유하는 전산시스템이다.

법무부가 차세대 킥스를 구축해 개통하는 데는 약 3년이 소요됐고, 공수처는 출범 후 1년 5개월 만에 기존 공통망에 개별망을 만들어 외부 연계를 하는 방식으로 킥스를 개통했다. 이 과정에서 약 1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수사·공소제기·재판까지 전자화되는 형사사법절차 전자화가 전국적으로 시행됐지만, 전례를 고려하면 중수청은 이 시스템에 출범 초기부터 포함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인프라·시스템 구축은 결국 시간과 예산에 달려 있고, 인력 문제 역시 처우와 직결되는 만큼 예산과 무관하지 않다"며 "결국 예산 확보가 제도 안착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조계에서는 제도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출범이 이뤄질 경우 수사 공백과 사건 처리 지연이 현실화하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대안)이 재석 167인 중 찬성 166인, 반대 1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6.3.21 © 뉴스1 유승관 기자

초대 수장 따라 제2의 검찰? 장악력 약화?…중립성·통솔력 시험대
출범 초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초대 수장의 리더십 역시 중요한 요소다.

중수청장은 행정안전부 산하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행안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한다.

최종 법안에서는 변호사 자격이 없어도 수사·법률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력이 있으면 중수청장에 임명될 수 있도록 요건이 완화됐다. 이에 따라 경찰 출신 수장 가능성도 열렸다.

이를 두고 '제2의 검찰'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처라는 해석이 나오는 한편, 반대로 검찰 출신이 아닌 수장이 임명될 경우 조직 문화와 수사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내부 통솔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법조계 경력이 있으면서 중수청·공소청 출범에 역할을 한 정치인이나 친여권 성향의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소청을 이끌 검찰총장 역시 또 다른 의미의 리더십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수사권이 제거된 조직을 어떻게 재편하고, 기소 기능의 위상을 재정립할지 검찰총장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출범 초기에 어떤 리더십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조직 문화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중립성과 통솔력을 동시에 갖춘 인사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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