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2개 밖에 못 사요”… 종량제봉투 ‘사재기’ 움직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24일, 오전 10:13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전쟁 여파로 비닐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불안정해지자 종량제봉투를 사재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스1
24일 종량제봉투를 판매하는 ‘종량제닷컴’ 공식 홈페이지에는 “최근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종량제봉투 제작부터 수급 및 입고 일정이 원활하지 못합니다”라는 공지가 게재됐다.

또한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중동 전쟁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 37곳 중 71.1%는 공급사인 석유화학 기업으로부터 합성수지 공급 축소 및 중단 가능성을 안내받았다. 원료 가격 인상 통보를 받은 업체도 92.1%에 달했다.

나프타 수급 불안 우려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종량제봉투를 사재기 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사진=종량제닷컴 홈페이지
엑스(X·구 트위터)에 따르면 누리꾼 A씨는 다량의 종량제봉투를 구입한 사진을 올리며 “비닐대란이 온다 해 종량제봉투 구매. 내가 승자. 다음엔 뭘 챙겨야 할까?”라는 글을 적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마트 갔더니 공급처에서 공급이 안 되고 있어 종량제봉투가 없다고 한다”, “마트 몇 군데 돌았는데 종량제봉투 다 비어 있어서 빈손이다”, “조만간 길거리가 쓰레기판 되는 거 아닌가”, “택배 비닐, 라면 봉지같은 포장재 가격 다 오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외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종량제봉투의 구매 제한을 실시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세종시의 한 마트는 쓰레기봉투가 품귀 조짐을 보이자 한 명당 2장씩만 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엑스(X구 트위터)
다만 이 같은 조치는 수요 억제를 위한 대응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불안 심리를 자극해 오히려 구매를 늘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해당 조치 시행 이후 봉투 판매량은 2주 전 대비 1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나프타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얻어지는 석유화학 기초 원료로 비닐과 플라스틱, 각종 포장재 생산에 사용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국내로 들어오는 나프타 물량의 절반 이상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인 만큼 공급망 차질이 현실화됐다.

현재 국내 나프타 재고는 약 10~15일 수준으로 원유 재고(약 60일분)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태로 알려졌다.

정부와 지자체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기후 에너지환경부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종량제 봉투 재고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나프타 수출 제한과 대체 수입선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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